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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8장

하지만 기묵비는 부모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이후로 자취를 감췄다. 기묵비가 기 씨 고택을 떠나기 전에 소만리가 그에게 뭘 하러 가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속죄하러 갈 것이고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는 초요만이 알 거라고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초요는 이미 죽었다. 그도 소만리도 초요의 마음과 생각을 추측할 길은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소만리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점점 멀어져 갔다. “초요, 정말 좋은 여자였어.”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았다. “슬픈 생각 자꾸 하지 마.” 소만리는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초요가 당시 나처럼 운이 좋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기묵비가 정말 후회했다는 걸 알아. 그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초요라는 사실을 왜 그렇게 늦게 깨달았는지 마음 아파했지만 초요는 이미...” “소만리.” “응.” 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을 많이 아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난 괜찮아. 초요를 생각하면 정말 안타까워. 그녀가 살아있었다면 지금 정말 행복했을 텐데...” 그녀가 탄식하는 말을 내뱉었을 때 차도 빨간 신호등 앞에서 멈추었다. 소만리는 앞에 그어져 있는 횡단보도 선들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순간 낯익은 모습이 스치는 것 같았다. 그녀는 확신이 들지 않아 자세히 쳐다보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방금 스쳐간 그 사람은 바람처럼 사라졌다. 기모진이 다시 차를 출발시키려고 할 때 소만리의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꼈다. “소만리, 왜 그래?” “나, 나 초요를 본 것 같아.” 소만리는 멍하니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말을 듣고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지만 눈길이 닿는 곳에 낯익은 얼굴은 없었다. 파란불이 켜지자 뒤따라오던 차들도 재촉하기 시작했다. “소만리, 당신 정말 초요 봤어?” 기모진은 차를 세우고 소만리를 데리고 근처를 찾아볼 생각이었다. 방금 본 것이 환영이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 소만리는 기모진을 따라 차에서 내려 근처를 둘러보았지만 별다른 발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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