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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장

소만리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지금 그녀의 귀로 들린 게 믿기지가 않았다. 하지만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있는 손을 더 꽉 쥐었다. “아리…” 그는 그녀를 아리라고 불렀다. 얼마나 낯설면서 익숙한 이름인가… 소만리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기모진의 자고 있는 모습을 보자 시야가 흐릿해졌다. 옛날 추억들을 회상하자 소만리의 마음속에서 또 기대감이 들기 시작했다. “만영아, 걱정하지 마. 약속한 일은 절대 지켜...” 소만리는 마음이 따뜻해 진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 말을 들으니 마음이 바로 식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손을 뺐다. 네가 지금 부른 아리는 내가 아니라 소만영이었구나. 하긴 지금 그녀의 이름이 모천리지. 소만리는 모욕당한 듯이 비웃으며 뒤돌았다. 아파도 당연하다. 아직도 이 남자한테 미련이 남고 기대를 하다니… 소만리가 기모진을 깨워 약을 먹이려고 하자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보자 소만영의 이름이 떴다. 소만리는 고민을 하다가 받았다. 전화너머로 소만영의 가식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진아, 어디야? 오늘 저녁은 나랑 같이 있는다고 약속했잖아.” “소만영 이 염치없는 년! 외로우면 다른 남자 찾아. 내 남편한테 집적거리지 말고.” 소만리가 화를 냈다. 그녀가 이렇게 말한 건 소만영을 화나게 하기 위해서였다. 소만영이 잠시 멍하더니 화를 냈다. “소만리 왜 네가 전화를 받아! 모진이는!” “내가 기모진의 와이프인데 전화를 받는 게 뭐 어때서?” “너!”소만영은 화가 나서 할 말을 잃었다. 소만리는 지금 그녀의 일그러진 표정이 상상이 갔다. “다시는 내 남편에게 전화하지 마. 시간 있으면 경찰한테 모보아가 죽음을 당한 현장에 왜 네 물건이 남아있는지 해명할 말들이나 생각해.” 소만리가 이 말을 하자 소만영이 조용해졌다. 소만리는 이걸로 더욱 확신했다. 모보아의 죽음은 소만영과 연관이 있다는 거를… 소만리는 왜 자기의 부모님이 이런 앞뒤가 다른 짐승을 사랑하고 안쓰러워하는지 고민을 했지만 사화정에게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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