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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0장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순간 그녀의 눈을 놀라게 하는 장면이 지나갔다. “모진?” 소만리는 몸을 홱 돌려 멀리 길가의 나무 밑에 기대어 있는 흐릿한 형체를 보았다. 달빛은 흐릿했지만 기모진의 윤곽은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낙인처럼 새겨져 있다. 그녀가 잘못 볼 리가 없다. 그런데 지금 그의 상태는 뭔가 매우 괴로워 보였다! “차 세워요!” 그녀는 명령했지만 운전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사화정과 모현은 소만리가 갑자기 이렇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영문을 몰라 하였다. “소만리, 왜 그래?” 모현도 의아한 듯 차창 밖을 내다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차 세워요! 차 세우라고!” 소만리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채 폭발할 듯 외쳤다. 비록 경연의 지시와 명령이 귓가에 맴돌았지만 그가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는가! “사모님, 사장님께서...” “나한테 그런 말 하지 말고 차 세워요!” 소만리는 거듭 요구하며 차가 기모진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혼자 온갖 심신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그를 가만히 이렇게 두고 볼 수 없었다! “소만리, 도대체 왜 그래?” 모현은 더욱 당혹스럽고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소만리는 모현에게 자세한 자초지종을 설명할 시간이 없었고 기모진의 모습은 시야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결정을 내렸다. 그녀가 갑자기 차 문을 열자 저녁 바람이 강하게 차 안으로 쏠려 들어왔다. 운전기사는 소만리가 이런 행동을 할 줄은 몰랐다. 그가 재빨리 문을 잠그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소만리, 너 뭐 하는 거야!” 모현은 갑자기 정신이 멍해졌고 사화정은 소만리가 무엇을 하려는지 도통 알 수 없었지만 그녀도 소만리가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여서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소만리를 끌어당겼다. “끼익!” 운전기사도 순식간에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 만약 소만리에게 정말 무슨 일이라도 난다면 그에게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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