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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장 정신 차려야 해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마친 후 이가인은 주연진과 함께 아래층을 한 바퀴 돌았다. 집에 돌아와서야 인정했다. 지난 두 시간 동안 내내 그 곰 인형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가인은 스스로에게 말했다. 저 곰 인형을 버리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인형이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스위치를 누른 것도 정승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 자신의 이름이 나오는지, 버렸을 때 정체가 드러날 만한 내용이 들어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고요한 방 안, 정승진의 목소리가 바로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제발 버리지 말아줘. 달리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거든. 하지만 정말 너한테 말하고 싶었어. 미안해. 아무리 사과를 해도 내가 저지른 잘못을 줄일 수 없다는 거 알아. 그렇다고 해서 사과조차 하지 않는 건 더 비겁한 것 같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거 알아. 네가 나를 다시는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도 당연해. 널 방해하지 말아야 했어. 내가 너한테 부담이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네가 내 옆에 없는 게 너무 괴로워서 참을 수가 없었어.” “난 네가 금방 괜찮은 사람을 만날까 봐 두려워. 혹시라도 네가 다른 사람이랑 잘 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미칠 것 같아. 그 사람 앞에서 난리를 칠지도 몰라. 비겁한 수를 쓸지도 모르고 목소리를 높일지도 몰라...협박하는 게 아니야. 그냥 난 내 자신을 더 잘 아니까 한 말이야.” 정승진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이가인은 문득 지호영이 떠올랐다. 아침 식당에서 마주 앉아 고백을 준비하던 그는 전화를 받고 나간 뒤 돌아와서는 아예 다른 이야기로 주제를 돌려버렸다. 그리고 다시는 연락이 없었다. 그때 이가인은 직감적으로 지호영과 멀어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명확한 증거는 없었다. 그런데... 진짜 이유가 결국 그였던 거다. 정승진의 목소리는 계속됐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 아니야. 완벽은커녕 난 이기적이고 자존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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