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장 남자는 삶의 조미료일 뿐
의학계는 학벌과 경력을 특히 중요하게 여긴다. 대학교는 어디에서 나왔는지, 석사와 박사를 어디서 했고 또 어떤 교수님 밑에서 공부했는지가 추후 정승진과 연봉 인상의 전제 조건이 된다.
하지만 졸업한 학교가 그리 뛰어나지 않거나 공부할 때 따른 교수님이 평범하다면 승진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어쩌면 의사가 아닌 다른 일을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의학계는 주변 환경이나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정승진의 경력은 그야말로 정형외과 의사들이 우러러보는 수준이었다. 이 병원에서 일하는 인턴들 모두 그를 지도 교수로 삼고 싶었지만 그런 기회는 본인이 원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정승진이 동의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정승진 같은 인물이 이 병원에 온 이상, 병원장조차도 그를 극진히 대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그에게 그 어떤 일도 강요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좋은 기회가 떡하니 조영민에게 차려진 것이었다. 그 순간, 그는 완전히 얼어버렸다.
원래 그들 뒷자리에서 식사를 하던 두 명의 인턴은 그 말을 듣자마자 실례를 무릅쓰고 몸을 돌려 손을 번쩍 들었다.
여자 인턴이 먼저 말했다.
“교수님! 저 남자친구 없습니다! 앞으로 3년은 남자친구 사귈 생각도 없습니다!”
남자 인턴도 질세라 말했다.
“교수님! 저를 데리고만 가주신다면 남자친구, 여자친구 둘 다 안 만납니다! 오직 의학 공부에만 전념하겠습니다!”
당황한 조영민은 저도 모르게 말했다.
“교수님, 저 할게요.”
정승진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뭘 하겠다는 거죠?”
조영민이 다급히 대답했다.
“저를 지도해 주십시오. 제가 꼭 잘 따르겠습니다.”
정승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랑 있으면 많이 힘들 거예요. 가장 바빴을 땐 일주일에 66시간 수술을 한 적도 있고 평균적으로도 매주 30시간 이상은 수술에 투입됩니다.”
이가인마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들 정승진을 천재라 했지만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재능에 더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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