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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장 모두가 아는 그녀를 향한 사랑

이가인은 혜임 병원으로 온 뒤 다른 사람이 그녀를 좋아한다면서 쫓아다닐 때를 제외하면 공개적으로 연애해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평소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이상한 짓도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다들 이가인이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연애를 하지 않는 건 줄로 알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가인은 아주 조용하게 대단한 사람들과 사귀었다. 그녀가 정승진과 사귄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녀의 전 남자 친구가 고현우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정형외과뿐만 아니라 혜임 병원 전체에 소문이 쫙 퍼졌다. 이가인의 이름은 그렇게 널리 알려졌다. 비록 정승진이 이가인을 대신하여 내연녀가 아니었다는 걸 증명해 주었지만 같은 과의 미래가 창창한 두 의사와 모두 사귄 적이 있다는 건 솔직히 꽤 멋쩍은 일이었다. 다들 정승진과 이가인이 티를 내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정승진은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이가인이 그의 여자 친구인 걸 모를까 봐 안달이었다. 수술이 끝나자마자 이가인을 찾아가서 함께 식사를 하는 건 물론이고 이가인의 동료들에게 커피를 사주는 것도 흔히 있는 일이었다. 가끔 사람들이 정승진이 수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이가인에게 부탁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면 이가인이 승낙하기도 전에 정승진이 전부 동의했다. 한 번은 과장이 정승진을 찾았었는데 정승진이 수술실에 있다는 걸 알고는 이가인을 찾아가서 대신 정승진에게 말을 전달해 달라고 했다. 과장은 항상 이가인 씨라고 부르다가 이젠 성을 떼고 가인 씨라고 불렀다. 이가인은 정승진이 자신에게 지나칠 정도로 잘해준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은 함께 출근하고 함께 쉬었다. 쉬는 날에는 온종일 밖에 나가지 않고 했다. 이가인은 진심으로 말했다. “왜 이렇게 잘해줘?” 정승진은 싱긋 웃었다. “오늘 평소보다 좀 잘했나 봐?” 이가인이 대꾸했다. “그런 뜻이 아니야.” “그러면 뭔데?” “나한테 너무 잘해주잖아.” 정승진은 고개를 묻으면서 말했다. “너한테 잘해주지 않으면 내가 누구한테 잘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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