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장 대물림
정이재는 완벽한 외모로 어릴 때부터 동네에서 죄 많은 아이로 소문이 자자했다. 동갑내기의 여자친구들은 물론이고 위로 세 살은 더 많은 여자아이들까지 전부 다 정이재와 제일 친한 친구가 되지 못해 안달이었다.
정이재는 얼굴이 예쁜 거로 곤란했던 적은 이제껏 없었기에 늘 여자애들에게는 정승진이 가르쳐준 대로 부드럽고 다정하게 대했다.
그런데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정이재를 좋아하던 여자아이 두 명이 갑자기 싸우기 시작했고 울먹거리며 정승진에게 누구와 놀 건지 확실하게 정하라고 했다.
아직 어리고 연애에는 관심이 없던 정이재는 그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그 일로 집에 와서도 미간을 찌푸린 채 혼자 고민에 고민을 이어갔다.
손주가 고민하는 걸 본 주연진은 얼른 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정이재는 주연진과 정승진, 그리고 이가인까지 다 있는 자리에서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주었다.
그러자 이가인이 정승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떡할 거야. 당신이 가르친 것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으니 당신이 알아서 해.”
“괜찮아. 이런 건 다 자연스러운 일이야. 그렇다고 이재한테 남자애들 대하듯 여자애들 대하라고 가르칠 수는 없잖아. 얼굴이 예쁜 애들은 한번씩 겪는 일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주연진은 골머리를 앓는 손주가 안타까운 듯 품에 끌어안으며 어화둥둥 했다.
“아이고, 우리 손주 미간에 주름지겠다. 다들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는데 막 싸워서 힘들었지? 할머니가 우리 이재 고민을 덜어줄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이가인은 두 사람의 태도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아들을 향해 말했다.
“이재야, 그럼 이제부터는 여자애들 말고 남자애들이랑 더 많이 놀아봐.”
그러자 정승진이 대신 답했다.
“나도 어릴 때 그 방법을 써봤는데 잘 안 됐어.”
“...”
“괜찮아. 나한테 다 방법이 있어.”
정승진은 그날 밤 정이재를 데리고 미용실로 가 머리를 싹둑 잘라버렸다. 머리 스타일이라도 바뀌면 아이들이 조금은 덜 달라붙겠다 싶어서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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