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두 아이는 다소 부끄러운 듯 나를 바라볼 뿐 가까이 다가오지 못했다. 나는 가방에서 막대사탕 두 개를 꺼내 그들에서 건넸다. 그러자 두 아이는 치침을 꿀꺽 삼키더니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 유연우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그의 동의를 구했다.
유연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사탕을 건네받았다.
“밖에서 낯선 사람이 주는 사탕은 먹으면 안 돼요. 하지만 이 건 아린 선생님께서 주는 사탕이라 괜찮아요. 여러분과 한 달 동안 함께 지낼 선생님이에요.”
다리를 쩔뚝거리던 여자아이가 나를 향해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러나 곁에 있던 남자아이는 여전히 그녀를 꽉 잡은 채 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내가 데리고 있는 녀석도 함께 경계하는 듯했다.
여자 아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민수는 말을 못 해요. 그리고 들을 수도 없어요.”
나는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수화로 그 아이와 대화를 시도했다. 그에게 럭키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 안내견이라고 알려주었다.
남자아이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왜 안내견인가고 물었다.
“왜냐면 누나가 전에 눈이 안 보였거든.”
민수는 그제야 경계심을 풀고 사탕을 건네받더니 수화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연우는 조금 놀란 얼굴로 물었다.
“아린 선생님께서 수화도 할 줄 아세요?”
“조금이요, 어렸을 때 티비를 보는데 수화가 재미있어 보이길래 배우고 싶었어요. 부모님께서도 수화를 배우면 청각장애인들을 도울 수 있다고 하셔서 꾸준히 견지했어요.”
그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네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부모님에 관한 일이면 슬퍼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아린 선생님의 부모님은 정말 좋은 분들이세요!”
뒤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평범한 옷차림에 진주 귀걸이를 한 채 우아한 분위기의 중년 여성이 있었다.
“사모님, 어떻게 오셨어요?”
유연우는 갑자기 과장되게 그녀를 맞이했다.
나 역시 장미애 때문에 여기까지 왔기에 바로 알아봤다.
그녀는 송지우의 양모로, 부모님께서 송지우를 보육원에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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