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럭키야, 나를 데리고 차에 타자.”
손에 든 목줄을 살짝 흔들자, 럭키는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나를 데리고 이경서의 차에 탔다.
나의 망설임 없는 태도에 이경서가 놀랐는지 잠시 멈칫하다가 차에 올라탔다.
내가 뒷좌석에 앉은 것을 보자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운전기사가 된 느낌이었다.
나는 강도현과 만날까 봐 주저하지 않고 이경서의 차에 탄 것이었다.
이경서는 백미러로 나를 쳐다보고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 강아지는 강재욱이 준 거지?”
나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백미러에 비친 이경서의 표정도 화난 기색이 없었다.
“이곳에 강재욱의 집이 없고 강재욱의 삼촌이 살고 있지. 하지만 강재욱은 삼촌에게 네 존재를 알릴 리가 없을 거고. 그러니까 네가 여기에 있는 건 강재욱이 아닌 다른 남자를 따라서 온 거지? 그 사람이 누군데?”
이경서가 갑자기 강도현의 이름을 거론하자 내 손이 잠시 굳어졌지만 다행히 앞좌석이 가려져 있어서 이경서는 나의 이상 행동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경서가 나를 떠보기 위해 갑자기 강도현을 언급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나와 강도현의 관계를 절대로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강재욱이 나를 데리고 집안의 어른들을 만나러 갈 일이 없다고 말해주기 위해서였다.
“제 개인적인 일이에요.”
“이곳에 약 200세대가 살고 있는데 모두 재벌이나 사회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거든. 돈이 많이 부족해서 그래?”
이경서는 천천히 운전하면서 백미러를 통해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에 나는 무덤덤한 말투로 응답했다.
“선배님과 강재욱은 정말 좋은 친구답게 생각도 추잡하네요. 마음씨 좋으신 분이 집에서 며칠 동안 머물게 한 것이라는 생각은 왜 안 하세요?”
“남자는 남자가 가장 잘 알지. 남자는 절대로 네가 불쌍해서 집으로 데려가지 않아.”
이경서는 착잡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나를 집에 데려간 남자는 필연코 흑심을 품은 것이라고 분명히 말해주고 있었다.
단지 나를 불쌍히 여기는 것이 아니라 흑심을 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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