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나는 본능적으로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가 무엇인가를 밟았고 중심을 잃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강재욱이 뒤에서 자신을 막던 사람들을 뿌리치고 다가와 내 팔을 거칠게 잡아끌며 일으켜 세웠다.
나는 공포에 질려 그의 손을 뿌리치려 애썼다.
“놔!”
“뭐? 내 목소리도 못 알아듣겠어?”
그의 목소리를 듣자 태양혈이 쿡쿡 뛰었다. 목소리를 알아들었기에 더더욱 놓아 달라고 한 것이었다.
그의 몸에서는 강렬한 피 냄새가 풍겼고 내 팔을 움켜쥔 손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그 순간, 속이 뒤틀리는 듯한 느낌이 올라왔다.
“욱...!”
나는 참지 못하고 헛구역질을 했고 이를 본 강재욱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뭐야? 내 목소리를 들은 게 그렇게 메스꺼워?”
“...피 냄새.”
나는 다시 한번 헛구역질을 했고 그제야 강재욱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그는 거칠게 내 팔을 끌어당기며 휘청거리는 나를 화장실로 데려갔다.
그리고 세면대 앞에 나를 밀어붙이듯 세워두고 말했다.
“여기 기대서 토해.”
그는 반대편으로 가 손을 씻기 시작했다. 소독약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고 그가 손을 씻으며 피 냄새가 옅어지자 내 속도 서서히 가라앉았다.
강재욱은 손을 씻고 나서 손수건을 꺼내 물기를 닦았다. 그러곤 갑자기 위아래로 나를 훑어보았다.
그제야 나는 내가 아직 한복 차림이라는 걸 깨달았다. 여기 오기 전까지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던 옷이었지만 강재욱이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자 온몸이 불편해졌다.
그의 시선도, 표정도.
“안내견 나한테 돌려줘.”
그가 성큼 다가왔다.
“이 옷 입고 어디서 무슨 일 했어?”
“공연했어.”
“공연? 장님이 할 수 있는 공연이라곤... 스트립쇼?”
나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그의 뺨을 후려치려 했다. 그러나 허공을 가른 손목이 순식간에 그의 손에 붙잡혔다.
그는 내 손을 잡은 채 나를 남자 화장실 칸으로 질질 끌고 갔고 한복의 저고리를 풀기 시작했다.
“검사 좀 해볼까. 내 물건이 다른 놈한테 먼저 더럽혀지진 않았는지.”
“미쳤어? 오빠는 왜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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