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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대표님, 앞쪽 지하철역에서 내려 주시면 돼요! 오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옆자리에 앉아 있는 강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난번에 화상외과까지 데려다 주셔서 감사했어요. 괜찮으시면 연락처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월급 받으면 드라이클리닝 비용을 보내 드릴게요.” 엄준호는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드라이클리닝 비용?” 강도현은 그를 흘끗 바라보았지만 내게 연락처를 주려 하지 않고 대신 담담하게 말했다. “얼마 안 가니 신경 쓰지 마세요.” 나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럼 엄 대표님을 통해 보내 드릴게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도현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빚을 지기 싫다면 보내도 돼요.” 그의 배려심은 강재욱과는 완전히 달랐다. 강도현은 나를 단순한 타인으로 대했지만, 그럼에도 타인의 감정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는 강도현과 카카오톡을 교환했다. QR 코드를 스캔하는 순간, 손이 스치자 그가 순간적으로 움찔하며 손을 거두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카카오톡 배경화면은 온통 푸른색이었다. 하늘 같기도 바다 같기도 해서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차는 고속철도역 근처에서 멈췄고 나는 차에서 내렸다. “강 대표님, 엄 대표님, 두 분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그렇게 고마우면 내 초대를 거절하지 마세요. 아린 씨랑 경기하는 건 정말 즐겁더라고요. 사실 꽤 오랫동안 함께 치고 싶었는데...” 엄준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도현이 서늘하게 끊었다. “운전해.” 나는 순간 멈칫했다. 강도현의 표정에는 미묘한 불쾌감이 서려 있었고 목소리도 차가웠다. 나는 엄준호에게 감사 인사를 남기고 차문을 닫았다. 문이 닫힌 후에도 희미하게 엄준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너는 대체...” 뒷말은 잘 들리지 않았으나 더 오래 머무를 수 없어 그대로 지하철역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혹시 내가 너무 계산적으로 행동해서 강도현이 불쾌했던 걸까?’ 하지만 분명한 건 아까 그녀를 도운 게 엄준호의 아이디어였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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