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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장

전에 만나본 사람이 많았기에 이런 부류의 사람이 얼마나 치밀한지, 무슨 목적을 가졌는지 알았다. ‘고작 이런 식으로 나를 유인하겠다? 좀 덜떨어지긴 했네.’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건 없었기에 조금만 인내심 있게 기다리면 무조건 상대의 약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일부러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자 장기영의 표정도 점점 야릇해졌고 이글거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더니 내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스케치는 잘 살펴봤는데 되게 평범하더라. 이번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운이 좋아서 그런 거야. 순위가 뒤편이긴 한데 이런 좋은 기회를 얻었으니 조금만 노력해도 좋은 성과가 나올 거야. 이번 기회를 잘 잡기 바랄게.” 나는 장기영의 평가가 너무 웃겼다. 내가 어떤 성격인지 모르는 게 확실했지만 이런 농담을 한다는 자체가 제일 우스웠다. 이런 방식으로 나를 깎아내린다는 건 나를 어지간히 멍청하게 생각한 게 아닌 것 같았다. 목적이 너무 뚜렷한 게 얼굴에 드러났는지 장기영의 표정도 점점 이상해지자 나는 애써 아무 일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경계심을 풀어주려 했다. 장기영은 이내 나를 맞은편 소파에 앉으라고 하더니 내 스케치를 꺼내 지적하기 시작했고 의미 있는 지적인 척 무게를 잡았지만 사실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내가 열심히 듣는 척, 많은 도움이 된 척 연기하자 장기영의 눈빛에 다시 장난기가 가득 차오르더니 정말 나를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대학생으로 대했다. 인생 2회차라 이런 부류의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제일 잘하는 건 뭔지 잘 알고 있었다. 결국엔 가스라이팅으로 자기 자신을 의심하게 만든 다음 도와주겠다는 빌미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부류의 사람은 너무 사악해 나도 상대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설명을 이어가던 장기영은 선을 넘기 시작했고 내 허벅지를 살살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모든 게 내 예상에 들어맞았고 장기영은 파렴치한 짓을 이어 나갔다. 내가 일부러 겁먹은 표정을 지으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서자 장기영은 언짢은 표정을 짓더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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