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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장

이렇게까지 상처를 입은듯한 고서준의 눈을 보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는 꼭 내 말에 심각한 타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고서준이 아무리 상처를 받았다고 해도 내 마음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가 이제는 정말 내게 진심이라고 해도 달라질 건 없다. 축복받지 못한 사랑은 비참한 결말을 맞이할 뿐이니까. 그때 고서준의 눈빛이 갑자기 돌변하더니 마치 한 마리의 야수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한테 진심이기는 했어? 날 정말 사랑한 적은 있었냐고.” 고서준은 지금 그저 내려놓지 못하는 것뿐이다. 당시 그를 좋아하던 마음을 좀처럼 내려놓지 못했던 나처럼. 어떤 사랑은 한번 스쳐 지나가면 그것으로 끝이다. 나는 그의 질문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미 지난 일을 들춰낼 필요가 뭐가 있어. 너랑 나는 이제 옛날로 돌아갈 수 없어. 그러니까 더 이상 과거에 매달리지 마. 다시는 이 일로 날 찾아오지도 말고.” 내가 이곳으로 나온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더 이상 그 무엇에도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았으니까. 송하영과 고서준의 일로 영향을 받는 건 특히 더 원치 않았다. 나는 누군가의 연애사에 끼어들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고 질투의 대상이 되고 싶지도 않았으니까. “고서준, 너도 이제 현재를 살아. 너 좋아하는 애들 많잖아. 당장 옆에 있는 송하영도 그렇고. 그리고 송하영과 대화를 나눠보니까 어쩌면 너한테 제일 어울리는 사람은 송하영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진심과 반대되는 말을 어떻게 이렇게 태연하게 할 수 있게 됐는지 나조차도 놀라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을 해야만 했다. 내 목소리가 지나치게 부드럽고 또 말 속에 진심 어린 축복도 담겨있어서일까, 고서준은 내 손목을 덥석 잡더니 빨개진 눈으로 나를 힘껏 노려보았다. “그래서 결국에는 나한테 한 번도 진심이었던 적이 없다는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날 이제껏 네 손아귀에 있는 장난감 취급이나 하고 있었냐고!” 나는 손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알싸한 고통에 미간을 찡그렸다. 뒤로 한걸음 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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