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3장
“물론 선배님도 이제 와서 서준 선배랑 잘해보고 싶은 마음은 없겠죠. 그런데 그런 거라면 아예 서준 선배 근처에도 나타나지 말아야죠. 그래야 저 같은 귀여운 후배한테도 기회가 차려지지 않겠어요?”
나는 송하영의 당돌한 말에 그녀의 용기가 가상해 보이기도 하고 또 그녀가 멍청해 보이기도 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정말 나만 고서준 옆에 없으면 너한테 기회가 차려질 거라고?”
만약 고서준이 정말 송하영을 마음에 들어 했으면 진작 함께했을 것이다.
나는 고서준이라는 사람을 잘 알고 있고 송하영이 마치 그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고서준을 쫓아다닐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고서준은 똑똑한 사람이고 또 여러모로 센스도 있는 남자라 한 번도 여자가 끊인 적이 없다.
“네가 똑똑하고 귀여운 애인 건 잘 알겠어. 그런데 너는 고서준을 잘 몰라. 그리고 고서준의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도 잘 모르고. 그런데도 네가 정말 고서준과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나는 이제야 송하영이 누군지 기억이 났다.
이전 생에서 송하영은 체육 특기생으로 많은 남자들의 아이돌과 같은 존재였다. 그녀는 좋지 않은 집안 형편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재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고 결과적으로 큰 성공까지 이루어냈다.
다만 지금도 이렇듯 그때도 그녀는 고서준에게 이상한 집착을 보였고 그 집착 때문에 나는 가끔 소름이 돋았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 하나예요. 더 이상 서준 선배 앞에 나타나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서준 선배와 제 사이가 어떻게 될지는 선배님이 관여할 바가 아니죠. 서준 선배를 포기한 걸 보면 결국 선배님의 마음도 그 정도밖에 안 됐다는 뜻이잖아요.”
송하영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만약 저라면 끝까지 서준 선배를 포기하지 않았을 거예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한다는 게 그 사람을 향한 사랑이 식었다는 얘기로밖에 안 들려요.”
나는 그 말에 옅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모든 사람이 너와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아. 그리고 각자 선택하는 길도 다르고.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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