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장
밤새우고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니 얼굴에 다그서클이 진하게 내려와 있었다.
고서준의 말은 마치 저주처럼 계속 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예전에도 나를 다르게 대하는 것을 알고 가까이 오는 것을 거부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거울 앞에 서 있는 나는 멍때리면서 고서준 눈에 비친 내 모습이 떠올랐다.
‘좋아한다는 말이 얼마나 무거운 말일까? 그리고 나랑 사귀고 싶다는 말도...
“수아야, 가자. 지각하겠어.”
나는 밖에서 이효민의 목소리가 들려와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나는 입 안에 있는 거품을 뱉어내고 대충 헹구고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1교시밖에 없었다. 수업이 끝나고 급한 일이 있다는 앨런의 연락을 받고 바로 작업실로 향했다.
저녁까지 바쁘게 움직여서야 대충 마무리할 수 있었다.
힘들고 배고픈 상태였는데 마침 앨런이 같이 밥 먹으러 가자고 했다.
분명 다른 얼굴이었지만 그에게서 자꾸만 고서준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입을 뻥긋거리면서 거절하려고 할때, 앨런이 말했다.
“저희 작업실에 들어오신 뒤로 아직 밥 한 끼도 함께하지 못했네요. 서준이한테서 들었는데 저번에 제가 아팠을 때 수아 씨가 저를 데려다줬다면서요. 고맙다는 인사도 못 드렸네요.”
앨런은 외국인이었지만 국내에 있는 몇 달 동안 이곳 문화를 완벽히 터득한 모양이다.
나는 차마 거절할 수가 없어 웃으면서 알겠다고 했다.
앨런이 한식을 먹고 싶다고 하길래 가성비가 좋은 한식집으로 데려갔다.
그는 한식에 관심이 많았다. 점심을 먹고 나오는 길에는 포장마차가 줄지어 있었다.
간식거리에도 관심이 많은 앨런은 뭐든지 먹어보고 싶어했다.
낮에는 같이 일해야 하고, 저녁에는 같이 밥을 먹어야 하고.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너무나도 어려웠다.
10시쯤 되었을 때, 앨런은 그제야 내가 피곤해하는 걸 눈치채고 돌아가자고 했다.
나는 학교로 데려다주겠다는 엘런의 호의를 거절하고 혼자 택시 타고 학교로 돌아가기로 했다.
거의 학교에 도착할 무렵, 택시 기사 아저씨가 갑자기 집에 일이 생겨 미안하지만 다른 택시로 갈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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