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장
고서준의 목소리가 확연히 차가워졌다.
고개를 들어 고서준을 바라보았는데 그의 얼굴은 뚜렷하게 어두워져 있었다.
게다가 바람이 점점 거세지자 얇은 옷자락이 바람에 휘날렸다.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었지만 나는 웃으며 말했다.
“선 같은 건 없어. 애초에 우린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으니까.”
말을 마친 나는 발걸음을 옮겨 자리를 떠났다.
김수연 때문인지 김씨 가문 전체가 소란스러웠고 내가 돌아왔을 때는 모든 이들이 김수연 주위를 돌고 있었다.
외부에는 아직 열여덟이 되지 않았다 말하지만 사실 그녀는 김정태가 결혼 후 외도했다는 증거였다.
나보다 겨우 석 달 늦게 태어났으니 말이다.
천천히 계단 난간을 잡고 올라가던 중 나는 김수연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차라리 죽을래요. 사람들이 다 봤잖아요. 앞으로 어떻게 얼굴 들고 다녀요?”
“다 엄마 아빠 탓이에요! 나한테 괜히 약 타라고 시켜서는... 그러니까 김수아가 일부러 저한테 망신을 준 거라고요!”
“김수아!”
김수연의 목소리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내가 그X 죽여버릴 거예요!”
그 말을 듣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김수연은 정말로 버릇없이 자라 내뱉는 말마다 오만하고 자만심이 가득했다.
아무도 내가 올라오는 걸 신경 쓰지 않았고 나는 그렇게 방으로 돌아갔다.
그날 밤 이씨 가문 사람들이 찾아왔고 김정태는 뻔뻔하게 이들에게 400억의 예물을 요구했다.
상대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김정태는 그럼 은산시에서 양쪽 가문 모두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이씨 가문은 김정태의 요구를 마지못해 수락했고 자녀들 모두가 아직 어렸기에 약혼식은 두 사람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준비하기로 했다.
밤 10시.
나는 김정태의 서재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약 10분 정도 기다리니 김정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의자에 앉은 채로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김정태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고 나는 웃으며 말했다.
“하이. 우리 사랑하는 아빠, 왜 나를 보고 그런 표정을 짓는 거예요?”
“네가 그런 말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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