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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장 어떻게 상처를 입은 건데

상대방의 말도 들어 보라고? 박지환은 얼떨떨해졌다. 윤서아는 거짓말할 사람이 아니니까 민서희가 뭐라 하든 신경을 쓰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만일...... "윤서아가 자극적인 말을 했다고?" 이 점은 윤서아가 언급하지도 않았었던 얘기다.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민서희 씨가 이토록 화내는 걸 처음 봤어요. 제가 민서희 씨를 떼어 낸 후에 윤서아 씨가 또 뭐라 하긴 했는데 잘 기억이 안 나요." "알겠어." 박지환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긴 내가 있을 테니까 넌 들어가서 쉬어." "네." 이민준이 자리를 떠나고 창문 사이로 병상에 누워 있는 그녀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박지환의 머릿속엔 이민준이 얘기한 윤서아의 말들로 맴돌았다. 무슨 이야기길래 민서희는 해명조차 하지 않는 걸까. 그는 심란한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병상에 누워 있는 그녀는 잠결이 평화롭지 않은 것처럼 눈쌀을 찌푸리고 있었고 밖에 걸쳐 나온 손은 또 뭐 때문인지 꽁꽁 감싸고 있었다. 또 다쳤나? 박지환은 불을 켜고 자세히 살펴보려고 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민서희는 잠에서 깨어났다. "이민준 씨?" 누군지 확인할 수가 없으니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무런 응답도 없이 그렇게 한참이 지나 핏기가 다 가신 후에야 민서희는 누군지 확신했다. "대표님." 그녀는 두려움을 억누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박지환은 그 호칭을 듣자마자 화가 났다. 대표님? 며칠 사이에 벌써 이렇게 서먹해졌다고? "손은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박지환은 화를 참으며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민준이한테서 다쳤단 말은 전해 듣지 못했는데?" 지적과 원망이 섞인 그의 말투에 민서희는 잠시 멍때리다 곧장 답했다. "제가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러곤 침울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이민준 씨와는 상관없어요, 제가 부탁했어요." 박지환은 차가운 얼굴로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그녀의 몸 절반이 자신에게 닿을 정도로 들어 올리며 말했다. "민서희, 넌 네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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