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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장 털 알레르기

박지환의 몸값이 만만치 않다는 걸 눈치챈 그 남자는 온갖 수단으로 돈을 요구하고 있었다. “오천만 원이 별 큰돈이 아니긴 하지.” 박지환은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는 그 두 사람을 싸늘하게 쏘아보며 박지환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근데 너네한테는 안 줘. 신고할 거면 빨리 신고해! 너희들이 안 하면 내가 할 거야!” “그쪽이 무슨 근거로 신고해요?” 박지환은 앞으로 다가가 기세등등하게 노려보았다. “무슨 근거? 친딸을 학대하는 혐의 하나만으로 구속감이야!” 박지환의 기세에 겁이 난 남자는 몸을 움츠렸고 뒤에 서 있던 여자는 남자를 밀치고는 목청을 돋구었다. “누가 친딸을 학대했어요!” 머리가 깨질 듯이 울고 있는 아이의 울음소리에 자극받은 민서희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말을 가로챘다. “한 살밖에 안 된 아이를 적어도 2시간이나 차에 내버려둔 거면 학대지 뭐예요?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아요? 아무리 여름이 아니더라도 산소가 부족하면 숨도 잘 못 쉰단 말이에요. 당신들이 그러고도 부모예요?” 처음으로 화를 내며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녀를 보자 박지환은 어깨에 손을 얹고 달래듯 토닥토닥해 주며 머리 위에 있는 감시 카메라를 가리켰다. “여기에 당신들이 언제 아이를 차에 가뒀는지 다 찍혀 있어. 경찰서로 같이 가 줘?” “미쳤나 봐...” 당황한 남자는 여자와 눈짓을 하더니 급히 차를 타고 떠났고 민서희는 여전히 여자아이의 가슴을 찢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가슴이 아팠고 박지환은 그런 그녀의 턱을 들고 올리며 물었다. “왜 그래?” 민서희는 감정을 억누르고 있지만 여전히 몸이 떨리자 아예 눈을 감으며 답했다. “그 아이의 부모...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한 가정에서 앞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상상이 가요.” 똑같은 느낌을 받은 박지환은 민서희를 품에 안고 귓속말을 했다. “우리가 그 아이의 부모였으면 엄청 행복했을 텐데.” 민서희는 멍해졌다. 박지환은 그녀를 놓아주고 옷감 너머로 손목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차에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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