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장 후계자가 필요한 것뿐
오늘 오후, 마침 의사는 약재를 사러 나갔고 별장에는 민서희 혼자 남았다.
그녀는 방에만 있는 것이 답답해서 계단을 내려왔고 그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처음에는 의사가 돌아온 줄 알았지만 이내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
윤서아가 문 앞에 나타났다.
몇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민서희는 윤서아의 한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그저 윤서아가 너무 늦게 왔다고 생각했을 뿐 전혀 놀라지 않았다.
민서희는 아무렇지 않게 소파에 앉았고, 윤서아는 공기 중의 코를 찌르는 냄새를 맡더니 차갑게 웃었다.
“웬 한약 냄새? 민서희, 죽을병이라도 걸렸어?”
둘 밖에 없으니 윤서아는 또 본성을 드러내고 반말로 했다.
민서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죽을병이 아니라 괜히 미안하네요. 내가 아이를 못 가져서 지환 씨가 특별히 의사까지 불러들여 준비해 준 약이에요. 몸에 엄청 좋대요. 관심 있으면 드셔보실래요?”
“뭐라고?”
윤서아는 동공이 흔들리더니 아름다운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민서희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이유로 지환 씨가 의사까지 불러서 약을 달여준다고?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요즘 윤서아는 도통 박지환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거짓말! 당신이 아이를 못 가지는 게 지환 씨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하지만 윤서아는 애써 진정하며 경멸의 웃음을 지어 보였다.
“민서희, 아직도 주제 파악이 안 돼? 내가 당신의 개를 잔인하게 죽인 걸 알면서도 진환 씨는 나 용서해 줬어. 그러니까 나야말로 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고. 그런데 당신의 생육 건강까지 신경 쓴다는 게 말이 돼?”
민서희가 대답하기도 전에 윤서아가 계속 면상을 비틀며 말했다.
“그래, 그렇다고 쳐. 내가 몸이 안 좋아서 임신하면 몸에 무리가 생겨. 그러니 단지 박씨 가문의 후계자가 필요한 것뿐이야.”
민서희는 멈칫했다. 윤서아의 말이 귀에 들어오는 순간, 그녀는 박지환이 그녀에게 임신을 강요하는 진짜 목적을 확신하게 되었다.
‘정말 그래서 내 임신 여부에 신경 썼던 거네. 윤서아가 임신하기 어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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