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8장 추잡한 생각
박지환은 봉투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저녁이야. 먹을래?”
감히 먹겠다고 말할 수 없는 중기는 박지환의 허락한다 해도 거절했을 것이다. 박지환하고 같이 식사를 하려면 숙녀처럼 조심하며 트림까지 삼켜야 하니 괜히 체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근데 더 의외인 건 박지환이 여기에서 저녁을 먹는다는 건... 밤을 지킨다는 것과 다를 게 없잖아?
중기는 손사래를 치며 물었다.
“대표님, 제가 이따가 와서 교대할까요?”
박지환은 불쑦 고개를 들었고 중기는 가슴이 철렁하더니 이를 악물고 말을 덧붙였다.
“대표님이... 피곤하실까 봐... 밤은 제가 지키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대표님은 들어가서 푹 쉬시고요...”
박지환은 얼굴이 싸늘해졌다.
“누가 지켜줄 필요 없어. 너도 상관하지 마. 나는 피곤하면 알아서 들어가서 쉴게.”
중기는 연신 고개르 끄덕이며 문을 나서면서도 의심이 들었다.
왜 믿을 수가 없을까?
박지환은 여기에서 한밤중까지 앉아 있을 줄은 스스로도 몰랐다.
심한 피로감이 몰려와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던 그는 다시 생각해 보니 병원이 회사와 더 가까우니 차라리 여기에서 묵고 가려고 했다.
그러자 박지환은 간호사한테 이불을 하나 더 챙겨달라고 하고 자리에 누우려는데 병상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박지환은 고개를 돌렸고 민서희는 뭐라 말하는 것 같았지만 목소리가 너무 가벼워 뭐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마를 찌푸리고 중기가 했던 행동이 떠오른 그는 귀신이 들린 듯 다가가 그녀의 똑똑히 듣고 싶어졌다.
그녀의 재잘거리는 소리는 잠꼬대와 같았고 이내 그녀의 움찔거리는 입술에 시선이 고정이 되었다.
입술 판은 하얗게 물들었으나 부드럽기 그지 없었고 이상하게도 사람 마음을 홀리고 있었다.
게다가 마치 두 부채처럼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눈가가 불어졌던 그녀는 너무 허약한 탓인지 티 없이 깨끗한 피부에 병든 땀이 배어 고운 얼굴에 매달려 있었다.
박지환은 갑자기 갈증이 일었다.
그가 가져야만 하는 갈증 말이다.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게 된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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