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주문을 마친 전희진이 돌아오자 직원들이 하나둘씩 테이블로 가져다주었다. 그녀는 원래 안시연에게 박성준이 얼마나 싫었는지를 말해주고 싶었지만 기운이 없는 안시연의 모습을 보니 박성준에 관한 말은 꺼내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지금 안시연의 모습은 시험 성적이 예상대로 나오지 못했을 때보다 풀이 죽어있으니 말이다.
그랬기에 박성준을 까는 말은 일단 꺼내지 않기로 했다. 게다가 안시연의 배 속에는 아이가 있지 않은가. 안시연의 아이니 반드시 건강하고 귀엽게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곰곰이 생각하던 전희진은 박성준의 얘기를 쏙 빼고 집 얘기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엄마한테 말씀드렸더니 바로 허락해주시더라고. 적금이 얼마 있는지 계산해보시더니 기성시에 집을 사자고 하셨어.”
“봐둔 집은 있어?”
전희진은 어제 갑작스럽게 특별상을 받았던지라 너무 흥분한 나머지 아직 집을 알아보지 못했다. 심지어 여기로 오기 전까지 안시연과 전희진은 집을 살 생각을 하지 못했다. 모든 게 너무도 현실적이지 않았으니까.
기성시의 집값은 천차만별이었다. 지세가 좋고 주위에 병원과 지하철, 상가가 있는 완벽한 동넨 한 평에 1600만 원에서 1800만 원 정도 했다. 두 사람은 아직 대학교 졸업도 하지 못한 학생이었던지라 기성시에서 집을 사는 건 꿈도 꾸지 못했다.
“출근 시간도 고려해서 회사까지 지하철로 두세 정거장이면 올 수 있는 거리로 사두려고 해.”
그녀의 말에 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집을 고르는 좋은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장풍 그룹은 기성시 중심에 있었고 경제와 정치의 중심이기도 했다. 전희진이 장풍 그룹에 남지 못한다고 해도 전희진에겐 장풍 그룹에서 인턴으로 일한 이력이 남게 된다. 앞으로 취직할 때도 장풍 그룹 근처로 취직하면 되었다.
전희진은 술을 홀짝이고는 의자에 등을 기대어 말했다.
“집을 사게 되면 앞으로 계획적으로 살아야 할 거야. 집 대출이 어마어마할 것 같거든.”
“괜찮아. 돈이 필요하면 나한테 말해. 할아버님이 나한테 돈을 주셨거든. 쓸데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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