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안시연이 열심히 준비한 이력서를 은시덕은 펼쳐보지도 않고 그대로 옆으로 밀어버렸다.
“또 궁금한 게 있어요?”
안시연은 면접 자리라면 응당 자신에게 질문이 쏟아져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요구하는 은시덕에 당황하고 말았고 저도 모르게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던 의아함을 그대로 질문으로 꺼냈다.
“원장님께선 왜 제 이력서를 안 보시는 거예요?”
“내 맞은편에 앉아 나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자체가 이미 학교에서 이루어진 1차 시험에 합격했으니 여기 있는 것이죠.”
맞는 말이었던지라 안시연은 고개만 끄덕였다. 솔직히 지금 시대에 대기업 인턴 경력이 없어도 학습 능력과 사회 경험의 차이가 그리 심하게 나지 않았다.
“그러면 저에게 견학할 기회를 줄 수 있을까요?”
은시덕은 입꼬리를 올리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나 안시연은 은유빈이 말했던 것처럼 목표가 뚜렷하고 직설적인 사람이었다. 면접 시작되자마자 면접 결과를 묻는 사람은 안시연이 처음이었다. 정말이지 너무도 대범했다.
“지금까지 먼저 일찍 도착해 면접 장소가 어딘지 물어보고 찾아온 사람은 안시연 씨가 처음이에요. 개인적으로 견학 기회가 안시연 씨에게 차려질 확률이 아주 높다고 봐요.”
은시덕은 그녀의 질문에 대답한 듯 안 한 듯한 미묘한 말을 꺼냈다. 지금까지 면접을 본 사람이 안시연뿐이었던지라 안시연에게 기회가 주어질 확률이 당연히 높았다. 그러나 안시연은 중강당의 견학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있었다.
중강당은 그저 면접 보러 오라고 했을 뿐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고 면접 방식도 아주 독특했다. 제일 먼저 시험하는 것은 시간 개념이었고 다음으로는 사고 능력, 그리고 문제를 발견하고 바로 제기하는 능력이었다.
만약 조금 전 은시덕의 질문에 아무런 질문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세심한 관찰력이 없다는 의미였고 반대로 질문을 했다는 것은 이미 문제를 발견하고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와 같았다.
그제야 상황이 이해가 된 안시연은 긴장을 풀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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