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안가인은 이미 퇴원했지만, 안시연은 여전히 중강당에서 실습하고 싶었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고 안시연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한 안가인은 홍선당에 살고 있어 안시연은 그녀를 매일 볼 수 있었다.
새해 첫날 식사 이후, 박민정은 박현석의 말대로 두 번 다시 벨리 가든에 나타나지 않았다.
안시연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박현석을 살폈지만,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가끔 안가인과 함께 바둑을 두거나 그림을 그렸다. 그의 마음이 괜찮다는 걸 알고 나서야 안시연은 마음이 놓였다.
안시연이 수선정에서 기말고사 준비 때문에 공부하고 있던 어느 날, 최미숙이 다가와 은씨 집안에서 안가인의 맥을 짚으러 왔다고 알려 주었다.
안시연은 즉시 책과 노트를 내려놓고 홍선당으로 향했다. 맥을 짚으러 온 사람은 여전히 은유빈이었다.
“은 조교님, 엄마 상태는 어때요?”
은유빈은 맥을 짚고 손을 씻은 후에야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
“아직도 여독이 좀 남아 있어요. 이런 맥은 흔치 않은데 직접 짚어보세요.”
은유빈은 안시연을 항상 열심히 배우는 학구열 높은 학생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이처럼 보기 드문 특이한 맥은 그녀가 직접 느끼고 기억하기를 바랐다.
한의는 모든 지식을 스승이 제자한테 전수하는 방식이라, 미세한 부분들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젊은 의사들은 경험이 부족해 발견하기 어려웠다.
안시연은 숨을 고르고 맥을 짚었다.
깊이 눌러보니, 안가인이 맥은 기운은 약했지만, 너무 빨리 뛰고 있었다. 이 모순이 바로 안가인의 건강 문제의 핵심이었다.
근본을 튼튼히 하고 원기를 보하는 약물은 한편으로는 기운을 북돋우지만, 독의 힘도 함께 키우기 마련이었다.
‘이걸 어떻게 처방해야 하는 거지?’
은유빈은 인상을 찡그린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를 흥미롭게 바라봤다.
두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안가인이 입을 열었다.
“이제 다 괜찮아진 것 같아요. 몸도 따뜻해졌고 좀 쉽게 지치는 것 외에는 별로 불편한 게 없어요. 기가 좀 부족한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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