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박성준의 얼굴이 코앞까지 다가오자, 안시연은 그의 눈동자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아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안시연은 눈웃음이 가득한 두 눈에 수줍은 듯 볼은 붉어져 있었다.
박성준이 가까워질수록 안시연의 심장은 통제할 수 없이 뛰기 시작했다.
“좋은 사람이죠.”
“안시연.”
그의 잔잔한 목소리는 그날 밤, 욕망에 젖었을 때의 속삭임과 똑같았다.
안시연은 순식간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너무 더워. 백화점은 에어컨을 왜 이렇게 세게 틀어놓은 거야!’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짐짓 아무렇지 않다는 듯 물었다.
“왜, 왜요?”
안시연은 지금 자신이 얼마나 매혹적인지 알 수 없었다. 입술을 깨무는 안시연의 행동은 박성준에게 마치 요정의 유혹처럼 보였다.
박성준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고개 들어.”
안시연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순순히 고개를 들었다. 잇닿아 두 사람의 입술이 가볍게 맞닿았다.
순간적으로 온 세상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해졌고, 입술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감각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안시연은 삽시간에 온몸의 피가 끓어올라 머리끝까지 달아오르는 듯했고, 머릿속이 텅 빈 듯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다리에 힘이 풀린 그녀는 박성준의 품에 기댄 채 멍한 눈으로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봤다.
박성준은 낮게 웃으며 모호한 말을 했다.
“안시연, 너 이러고 있으면 괴롭혀 주고 싶은데.”
만약 밖이 아니었다면, 박성준은 절대 단순히 입을 맞추는 것으로 끝낼 사람이 아니었다.
안시연은 마음을 가다듬고 곧게 서서 어색한 듯 귀밑의 짧은 머리를 쓸어 넘겼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알아.”
박성준은 기분이 좋아졌다.
“근데 손에 든 상품은 너랑 안 어울려.”
‘손에 든 상품?’
안시연이 자신의 손에 쥐어진 물건을 살펴보니 교정기였다.
‘이걸 왜 유아용품 가게에서 파는 거야?’
시장 수요를 생각해 보면 유아용품 가게에서 파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했지만, 창피해진 안시연은 머리를 쥐어박으며 후회했다.
‘안시연, 좀 잘 보고 잡아야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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