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안가인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문가를 바라봤고 안시연을 보고 나서야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우리 딸 왔어?”
“엄마, 성준 씨 왔어요.”
말을 마친 안시연은 옆으로 비켜서며 박성준이 들어오도록 했다.
안가인은 박성준을 보고 잠깐 멈칫했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은 눈앞의 박성준은 예전 기억 속의 작은 남자아이와는 완전히 달랐다.
예전에 그와 함께 나가 놀 때 서연수는 임신 중이라 박성준은 걷다 힘들면 그녀에게 와서 손을 높이 들며 안아달라고 애교를 부리곤 했다.
그 목소리는 아주 부드러워서 듣는 이의 마음마저 녹여버렸다.
박성준은 어릴 때 사탕을 좋아했는데 어른들 몰래 한 알씩 훔쳐먹기도 했다.
그리고 혀에 물든 줄도 모르고 자랑스럽게 혀를 내밀어 확인 시켜주기도 했다.
그 어린 모습이 귀여워 어른들은 알면서도 넘어가고는 했다.
하지만 귀여운 그 모습도 부모의 품에 있을 때나 유지되었다.
지금의 박성준은 달랐다.
성숙하고 안정된 모습 그리고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어... 어머님.”
박성준은 낯선 단어를 어색하게 내뱉었다.
어머니라는 호칭은 23년 만에 나온 말이라서 낯설고 어색한 듯했다.
안가인은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
“앉아요.”
“네.”
안시연은 예의 차리는 박성준의 모습을 보며 그에게 물 한 병을 건넸다.
“시연아, 날씨가 추우니 따뜻한 거 내줘.”
안가인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박성준은 부드럽게 거절했다.
“괜찮습니다. 차가운 물도 괜찮아요.”
안시연은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성준 씨도 부모님을 만나면 어색해하는구나.’
안가인은 딸의 유쾌한 표정을 보며 미소가 더욱 깊어졌다.
“그럼 편한 대로 하세요.”
박성준은 손을 무릎 위에 놓고 어색한 표정으로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박성준도 장모님을 만나 긴장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침대 옆에 앉은 안시연이 안가인과 몇 마디도 나누지 못했는데 병원의 간호사가 와서 안가인을 수술실로 데려갔다.
수술실에 가까워질수록 안시연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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