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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서약피의 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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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장

김은지는 그대로 넋이 나가고 말았다. ‘김소연? 룸 안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 왜 아무렇지않게 밖에 앉아있는 거야. 그러면 지금 룸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누구의 목소리지?’ 김소연이 자신을 향해 웃자, 김은지는 입가를 파르르 떨었다. 하지만 허수민이 이미 룸 앞으로 걸어가 문을 걷어차는 바람에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어두운 불빛 아래, 술에 취해서 흥분상태인 허승현은 셔츠 단추를 풀어 헤친 채 두 여인의 몸 위에 올라타 있었다. 한 여인은 내키지 않는 듯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었고, 다른 한 여인은 헤벌쭉한 표정으로 허승현의 목을 꽉 끌어안은 채 주동적으로 입술을 내밀었다. “이 빌어먹을 년들이! 감히 내 동생을 유혹해? 김소연! 당장 나오지 못해? 어디 간 거야!” 허수민은 다가가 두 여인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멈칫하고 말았다. “노예슬? 김은지, 이 사람 네 친구 아니야? 소이현? 지금 가장 핫한 연예인 아니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표정이 확 변한 허수민은 김은지가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했는지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다 네 친구들 아니야? 아, 내 동생을 유혹했다고 김소연을 모함하려던 거였어? 그런데 네 친구들이 내 동생을 유혹했네?” 허수민이 손찌검하려고 하자 소이현이 가장 먼저 도망치려고 했다. 임명우가 부른 줄 알고, 그가 욕망을 참지 못하고 또 하려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재수 없을 줄이야. 그런데 이때 누군가 문을 잠가버리는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몰랐지만, 폭풍전야인 것은 틀림없었다. “제가 그런거 아니에요. 저는 승현 도련님을 유혹하려던 마음이 없었어요. 전 그냥 지나가다가 우연히 들렀을 뿐이에요. 그리고 저는 남자친구도 있단 말이에요. 김은지, 설명 좀 해봐.” 소이현은 일그러진 표정을 하고 김은지에게 무언의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김은지는 룸 안에 노예슬과 소이현이 있을 줄 몰랐는지 여전히 멍때리고 있었다. 그저 큰일 났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원래는 허수민한테 김소연이 허승현을 꼬시는 장면을 보여주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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