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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서약피의 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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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

김소연은 속으로 생각했다. ‘자기가 테이블을 걷어차고 화를 내더니 왜 내 탓을 해? 그럼 자기 무릎이 테이블보다 더 단단하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래도 조용히 약을 꺼내 들고는 조심스럽게 그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다시 붕대로 감아주었다. 김소연의 손은 길고 가느다랗고 매끄러워 마치 그림을 그릴 때 쓰는 예술적인 손처럼 보였다. 그러다 남자가 불쑥 물었다. “당신 작품, 이복동생이 훔쳐 갔다던데?” ‘이제야 알았나?’ 김소연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들어 대답했다. “도와주시기라도 하실 건가요?” “내가 도와줄 것처럼 보여? 내가 화 풀렸을 것 같아?” 남자는 차갑게 말했다. 김소연은 입술을 삐죽이며 생각했다. ‘나도 아직 화해한 건 아닌데. 여전히 그 전화, 그 여자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잖아.’ 김소연은 기분이 가라앉은 채 말했다. “그럼 그냥 이강우 씨를 찾아갈까 봐요. 그 사람은 권력을 쥐고 있고 나한테 관심도 좀 있는 것 같더라고요. 기껏해야 내 몸을 희생하는 게 최악의 경우겠죠.” 남자의 얼굴이 차갑게 식었다. “이강우가 당신한테 관심이 있다고? 확실해?” “그럼요. 게다가 진짜 잘생겼어요. 물론 속은 좀 더러울지 몰라도 한 번쯤 같이 엮여도 손해는 아니겠죠.” 김소연은 일부러 남자를 자극하려는 듯 말했다. “...” 남자는 입술을 씰룩거리더니 서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한 번 엮여본다는 게 뭔데?” “그런 거야 바람둥이인 당신이 더 잘 알지 않나요? 우린 계약으로 이어진 관계이니 내가 뭘 하든 상관없잖아요.” “어디 한 번 그렇게 해봐.” 그는 강하게 그녀를 끌어안고는 비꼬듯 말했다. “이강우가 널 신경 쓸 리가 없어. 게다가 넌 임신한 여자인데.” “당신이 어떻게 알아요? 이강우를 잘 아시나 봐요? 그럼 나 좀 잘 부탁드려요. 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주실래요?” 김소연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 “...” 남자는 싸늘하게 서 있더니 양복 외투를 챙기고는 말했다. “그만해. 오늘 힘들었을 텐데 먼저 여기서 쉬어.” 김소연은 본능적으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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