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장
오전에 김소연과 정서우, 그리고 비서는 노트북을 들고 공모전 전시관에 들어섰다.
들어가자마자 한울 그룹의 차가 정문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김은지가 12cm짜리 하이힐을 신고 차에서 내렸는데 뒤에는 한울 그룹의 디자인 팀이 따라 나왔고 그들의 분위기는 모두를 압도했다.
그에 비해 김소연 쪽은 너무 초라해 보였다.
두 사람의 시선이 공기를 가로질러 마주쳤다.
김은지가 김소연 옆을 지나며 천천히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웃었다.
“언니, 그래도 결국 왔네? 그럼 1등 꼭 할 수 있길 바랄게.”
그녀의 미소는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정서우는 화가 나서 말했다.
“저게 뭔 소리야? 비꼬는 거지 뭐. 저런 상황에서도 웃다니. 자기야말로 네 실력을 제일 잘 알 텐데. 네가 여기 서 있기만 해도 벌벌 떨어야 정상 아니야? 저 쓰레기가.”
김소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정서우가 한 말이 바로 그녀가 느낀 바와 같았다.
김은지가 이런 태도를 보일 리 없었다. 그녀가 비록 김소연의 과거 디자인을 가져다 출전했다 해도 김소연의 이번 국풍 디자인은 과거 어떤 작품보다도 강력했다. 그런데도 김은지는 너무나 태연했다. 뭔가 이상했다.
바로 그때 정서우의 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조금 당황한 듯 상대와 몇 마디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 시작했다.
김소연은 상대가 정서우의 약혼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갔다 와.”
“하필 지금 밥 먹자고 자꾸 부르잖아. 다행히 이현이도 근처에서 광고 미팅 중이래. 그러니까 걱정 말고 들어가.”
김소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수를 데리고 입장했다.
심사위원석을 한 번 훑어보니 뜻밖에도 이강우가 없었다.
‘그 사람이 여기 왜 없지? 가장 중요한 심사위원 아니야?’
왠지 모르게 김소연의 마음이 갑갑해졌다.
‘그 사람이 왜 참석하지 않았지? 며칠 전에는 나를 회유하려던 그였는데 오늘은 갑자기 나에게 관심을 끊어버린 걸까?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뭐 어쩔 수 없지. 없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고. 원래부터 맞지 않는 사이였으니.’
이때 심사위원석에서 모든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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