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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서약피의 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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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김영자가 따뜻한 음식을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도련님께서 준비하라고 하신 건데요. 아가씨를 위해 자극적이지 않은 거로 준비했습니다. 사모님은 이미 드셨으니 남기지 않으셔도 돼요.” 김소연은 멍하니 서 있다 김영자가 건네는 접시를 건네받았다. ‘언제 이런 걸 지시했지?’ 엘은 조금 전까지 계속 그녀와 말다툼만 했던 터였으니 이런 걸 지시할 시간이 없었겠는데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묵묵히 식사할 준비를 했다. 남자는 욕실에서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는데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가 나오고 나서 김소연은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다. 그렇게 세면대 위에 놓인 반쪽짜리 옥 반지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흥미를 느껴 들여다보았지만 이내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저번에 내가 구했던 그 남자도 나에게 반지 반쪽을 줬었지. 고맙다면서.’ 그때 김소연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고 이후 사업 실패로 김씨 가문에 돌아간 후 그 반지는 잃어버렸다. ‘이 반지는 누구 거지?’ 김소연은 궁금증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는 반지를 손에 쥐고 방을 나섰다. 그 순간 돌아오던 엘과 딱 마주쳤다. 남자는 그녀 손에 들린 반지를 보자마자 재빨리 손을 뻗어 반지를 가져갔다. “고마워.” 그는 그 반지를 아주 소중히 다루며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고 김소연은 이런 모습을 쳐다보다 조심스레 물었다. “정말 중요한 물건인가요?” “응.”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남자에게 물었다. “이 반지... 혹시 여자 친구가 선물로 준 건가요?” 그러자 남자는 그녀를 흘깃 바라보며 비웃듯 대답했다. “뭘 캐내려는 거지?” 당황한 김소연은 입술을 꼭 다물고는 대수롭지 않은 척 말했다. “도련님한테 계약 결혼 전에 혹시 여자 친구가 있었는지 궁금했을 뿐이에요.” 그는 김소연의 턱을 손가락으로 살짝 받치며 비웃듯 물었다. “아까 선 지키자며 소리치던 사람이 이제 와서 내 사생활을 묻는 건 좀 모순적인 거 아니야?” 남자의 물음에 김소연은 또다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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