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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장

오연주는 갑자기 침묵을 지키더니 고개를 들어 복잡한 눈빛으로 이지아가 사라진 계단 입구를 바라보았다. 이유영은 오연주의 그런 모습에 주먹을 불끈 쥐며 눈빛이 어두워졌다. ... 다음 날 점심. 이지아는 다시 학생회 사무실을 찾았다. 문 앞에서 배달 음식을 먹던 몇몇 학생회 회원들은 이지아를 다시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이지아가 사람들 앞에 나타나자 다들 얼굴에 놀라움과 충격으로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너... 어떻게 아직도 학교에 올 수 있어?” 지난번 장현수에게 미움을 샀던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은 바로 병원에 입원했고, 퇴원 후 바로 자퇴를 해서 다시는 운성 고등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이지아가 이곳에 아무렇지 않게 나타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지아는 학생회 회원들을 신경 쓰지 않고 곧장 문을 열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때 사무실 안에는 손거울을 들고 화장을 고치고 있는 여학생만 몇 명 있을 뿐 장현수는 사무실에 없었다. 그 여학생들은 밖에 있는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이지아를 보고 모두 어리둥절해졌는데이지아가 장현수의 미움을 사고도 자신들 앞에 멀쩡히 서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하지만 곧 그들은 장현수가 어제 바빠서 이지아 같은 별 볼 일 없는 애를 처리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녀가 이렇게 멀쩡하게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이지아? 감히 학생회에 오다니?” “회장이 혼내지 않았다고 무사할 거로 생각하지 마!” “회장 안 돌아왔으니 어서 꺼져.” “한낮에 이런 사람을 보다니, 정말 역겨워.” ... 그러나 이지아는 이들의 말을 못 들은 듯 장현수의 자리로 다가갔다. 그곳에 있던 여학생은 이지아의 행동을 보고 갑자기 더욱 분노했다. “말귀를 못 알아들었어?” “여기는 네가 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별일 없으면 오늘 회장이 사람 불러서 혼내줄 테니까 똑똑하면 빨리 보험이나 들어!” “왜 아직도 안 가? 낯가죽이 이렇게 두꺼워? 허허! 역시 낙하산답네...” 그녀들은 이지아가 어떤 배경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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