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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장

‘불과 하루 만에 장우빈이 어떻게 갑자기 마음을 바꾼 거지?’ ‘게다가 정말로 장우빈이 이씨 가문과 협력하고 싶어졌다고 해도 어떻게 아무것도 모르는 고등학생인 이지아와 계약을 맺을 수 있단 말인가?’ “이 계약서 네가 위조한 거지?” 이석준은 차갑게 이지아를 바라보며 냉랭하게 물었다. 그리고 이지아가 답하기도 전에 화를 참지 못하고 갑자기 소리쳤다. “아무리 잘 보이고 싶어도 이건 아니지!” “어린 게 벌써부터 이게 무슨 짓이야? 감히 계약서를 위조해? 이게 범죄인 건 알고 있어? 내가 경찰에 신고해서 너 다시 소년원에 보내버릴 수도 있어!” 이때 맞은편에 앉아 있던 이유영은 이를 지켜보며 입가의 미소를 애써 감췄다. 그러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이지아를 설득했다. “언니,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어? 계약서 위조는 회사의 명예를 실추 사는 거 몰라?” “어제 아빠가 몇 마디 했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위조한 계약서를 들고 와서 잘난 척하는 건 얘 같은 바보나 할 짓이야!” 그러자 이석준이 이지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흥, 내가 쟤 멍청하다고 했지!” “이지아, 너 정말로 계약서를 위조한 거야?” 오연주는 이지아에 대한 인상이 조금 좋아졌었지만, 이지아가 태성 그룹과의 계약서를 들고 오자 마음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준석도 해결하지 못한 계약을 이지아가 따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이지아는 소년원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됐고 이경 그룹의 업무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 태성 그룹의 대표를 설득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 생각이 들자 오연주의 눈길도 점점 차가워졌다. “난 네가 개과천선한 줄 알았는데 이런 짓을 하다니. 정말 실망이야!” “언니, 빨리 아빠한테 사과해! 이건 언니가 잘못한 거 맞잖아!” “유영이 말이 맞아. 얼른 사과해!” 오연주 역시 강경하게 말했다. 그 순간 계약서를 살펴보던 이준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석준의 표정이 점점 미묘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해 봤지만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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