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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장

소정안은 남시운을 끌고 바깥에 놓인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남시운은 이런 포장마차에서 뭘 먹어본 적이 없었다. 약간 적응이 안 되긴 했지만 소정안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남시운은 전혀 반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소정안이랑 함께 음식을 기다렸다. “자, 어묵 2인분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사장님이 어묵을 가져오자, 소정안은 한참 기다렸다는 듯, 얼른 숟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 여전히 익숙한 맛이었다. 소정안은 순간 만족스러워졌다. “얼른 먹어봐요. 엄청 맛있어요!” 남시운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얘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입 먹어본 후, 남시운은 포장마차의 맛에 푹 빠졌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젓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 “맛있죠?” 남시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네.” 소정안은 아주 빠르게 먹었다. 남시운은 그녀의 이런 숨김 없는 모습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시선이 부드러워졌다. 같은 시각, 도로 맞은편에 핑크색 페라리가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임주희는 안경을 벗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포장마차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남시운을 쳐다보았다. 처음에는 자기가 잘못 본 줄 알았다. 하지만 소정안의 그 역겨운 얼굴을 본 순간, 임주희는 눈앞의 이 사람이 남시운이라고 확신했다. 임주희는 참지 못하고 안전벨트를 풀었다. 그리고 남시운을 향해 걸어갔다. “시운 오빠! 정말 오빠네?” 이 목소리에 소정안의 동작이 순간 멈칫했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임주희의 방향을 쳐다보았다. 입맛이 순간 확 떨어졌다. 임주희는 소정안을 무시하고 남시운에게 말했다. “오빠, 왜 이런 거 먹고 있어. 포장마차 음식이 더러운 거 몰라? 배탈 나면 어쩌려고.” 임주희는 싫은 기색 팍팍 내며 말했다. 그러자 남시운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난 괜찮은 거 같은데?” 그는 이렇게 말하며 소정안을 쳐다보았다. “다 먹었어?” 소정안은 마지막 어묵을 입에 넣고 열심히 씹어 삼켰다. “네.” “그럼 가자.” 소정안이 고개를 끄덕이자, 남시운은 사장을 불러서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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