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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장

남시운의 목소리에 펜을 깨물고 있던 소정안은 황급히 머리를 들어 남시운을 쳐다봤다. “네.” “대회가 언제지?” 남시운이 다시 물었다. “다음 주 금요일 시일 고등학교에서 해요.” 소정안은 순순히 대답하더니 눈동자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남기정이 전에 그녀에게 남시운이 이안시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말한 것이 떠올라 궁금증에 물었다. “예전에 그 대회에서 1등 했다고 하던데 노하우라도 있으면 알려주세요.” 그러자 남시운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무덤덤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오래전 일이라 너한테 도움이 될 건 없어.” 소정안은 대충 고개를 끄덕인 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 안의 분위기는 다시 조용해졌지만 다행히도 곧 남씨 저택에 도착했다. 차가 멈춘 후 소정안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곧장 집으로 들어갔다. 슬리퍼로 갈아신고 현관을 지나 거실로 들어오니 남정훈이 거실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정안이 돌아왔구나.” “할아버지!” 소정안은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 그러자 남정훈은 소정안을 향해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안아. 학교에서 적응 잘하고 있어?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이 할아버지한테나 저 녀석들에게 말해. 절대로 억울하게 참지 마.” “알겠어요, 할아버지!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할아버지한테 사양할 것 없어.” 남정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다가 뒤따라 들어오는 남시운을 발견하더니 이내 남시운에게 분부했다. “시운아, 정안이가 생활에서 필요한 게 있다면 네가 이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잘 챙겨주도록 해. 여자아이들은 원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법이야.” “네, 할아버지.” 남시운은 남정훈의 말에 반박하지 않고 그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정안아, 너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에 나간다며? 시운이가 수학을 그렇게 잘했어. 아마 너한테 도움이 될 거야.” 그 말에 소정안은 황급히 거절했다. “아니요, 할아버지.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 “필요 없긴. 시운아, 오늘 밤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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