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장

나는 즉시 두 눈을 반짝였다. “정말이야?” “당연하지.” 노유진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우리 엄마가 계속 나를 그리워하고 있어.” 시타델로 가는 비행기에서 이호는 간단히 현재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우리가 지금 예약할 수 있는 고분자 원자재를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오직 루이스 그룹뿐이에요. 루이스 그룹의 수장인 육정규 씨가 이번에 우리가 주로 방문해야 할 대상이죠.” 시타델의 육씨 가문이라니.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이거 너무 우연의 일치가 아닌가.’ “그럼 이전에 동료들이 주문을 따내지 못한 이유는 뭐예요?” 나는 시험 삼아 물어보았다. “상황이 좀 복잡해요.” 이호는 약간 미간을 찡그리며 답했다. “구체적인 건 나도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육 대표님이 일부러 방해하고 있다는 거예요.” “왜죠?” 나는 놀라서 물었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적절한 가격에 팔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비즈니스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요.” 이호는 한숨을 쉬었다. “우리가 이번에 필요한 고분자 원자재는 주로 고급 기술 제품에 사용될 거예요. 그런데 루이스 그룹 역시 기술 제품을 만드는 곳이잖아요.” 나는 할 말을 잃었다. “루이스 그룹은 고분자 원자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연구팀은... 음, 좀 별로에요. 고분자 원자재를 루이스 연구소에 사용하는 건 마치 닭을 잡는 데 소를 쓰는 것과 같달까요.” 이호는 매우 자신 있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왜 팔기 싫어할까요?” 나는 미간을 찡그렸다. “고분자 원자재를 재우 그룹에 판다면 분명 루이스 그룹의 주력 판매 포인트가 될 거예요. 그리고 우리 두 회사가 새 제품을 출시하는 시기가 비슷하니 루이스 그룹은 경쟁 제품에 가치를 더해주고 싶지 않은 거죠. 그런데 육정규도 만만치 않은 상대예요.” “연구팀이 구매하러 가면 그는 한편으로는 이직 가능성을 탐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연구 데이터를 알아내려고 한다니까요.” 이호는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도 우리 회사의 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