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장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서은아 씨의 이력은 굉장히 훌륭하고 우리 회사의 채용 조건과도 잘 맞네요. 일단 돌아가 계시고 추후에 연락드리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나 나가려던 순간, 주심에 앉아 있던 사람이 갑자기 나를 불러 세웠다.
“잠깐만요.”
돌아보니 그의 명패에는 ‘인사팀 팀장 조성철’이라고 적혀 있었다.
“조 팀장님, 무슨 일이신가요?”
나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
“서은아 씨는 우리 회사의 기준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따로 연락드릴 필요 없이 다른 회사를 알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조성철은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고 나는 예상치 못한 그의 말에 잠시 당황했다.
옆에 앉아 있던 두 명의 면접관도 놀란 듯 그를 바라보았다.
보통 면접에서는 모든 지원자의 자료를 수집하고 비교하여 최종 선발을 결정하는데 이렇게 바로 불합격 통보를 내리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조성철의 태도가 이상했다.
“조 팀장님,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옆에 앉아 있던 여자 면접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무 비서 자리는 주 대표님께서 직접 자료를 보시고 본인이 직접 채용을 결정하겠다고 하셨잖아요.”
그 말을 듣자 나는 안심이 되었다.
“주 대표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더라도 1차로 우리가 걸러야 합니다.”
조성철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모든 걸 주 대표님이 직접 결정하실 필요는 없잖아요. 그럼 저희 인사팀은 뭐 하러 존재합니까?”
팀장인 조성철의 발언에 나머지 두 명의 면접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동정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의 태도에 반발심이 생겼다.
“혹시 제가 부족한 점이 있나요?”
“그런 건 아닙니다.”
조성철은 무표정하게 나를 훑어본 뒤 말했다.
“우리 회사의 기준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것 같네요.”
어딘가 말장난 같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무 말 없이 면접장을 나왔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뜻밖의 인물을 마주쳤다.
허가람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허가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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