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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장

그는 순간 드레스룸에 자기 옷 말고 그녀의 물건이 없다는 게 떠올랐다. 드레스 룸 말고도 방에 모두 그녀의 물건이 없는 것 같았다. 강진우는 구석에 있는 트렁크 몇 개를 쳐다보았다. '설마 다 저 안에 있는 거야?' "고인아, 너 옷 모두 어디 있어?" 고인아는 트렁크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당신 드레스룸이랑 옷장 안 썼어." "왜 안 써?" 그녀는 대충 거짓말했다. "쓰기 싫어서." 고인아는 말하고는 두 손으로 머리를 아무렇게나 묶었는데 아주 깔끔해 보였다. 그녀가 물었다. "다 씻었어? 이제 내 차례야." 강진우가 자리를 비켜주자 고인아는 들어가서 씻기 시작했다. 강진우는 문 어구에서 세면대의 거울로 세수하고 있는 여자애를 보며 의아해했다. '대체 어떤 여자애지?' 그녀는 얼굴이 두 개인 것 같았다. 하나는 오만한 얼굴이고 하나는 철이 든 얼굴이었다. 누가 그녀를 괴롭히면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바로 싸웠다. 하지만 그녀는 그와 같은 침대에서 자지 않고 계속 소파에서 잤기에 그 거리감에 그는 그녀한테 조금 호감이 생겼다. 그녀는 차라리 굶어서 잠에 들더라고 그가 준 샌드위치를 먹지 않았고 강씨 가문에 시집와서는 그의 개인 구역을 터치한 적 없었다. 강진우는 두 손을 괴고는 얼굴에 클렌징폼 거품이 가득한 여자애를 보며 의아했지만 더 깊게 연구하지 않았다. 의아했다는 건 호기심이 생기는 거였고 호기심이 생기면 자기도 모르게 관찰하게 되고 서서히 알아가게 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를 알아가고 싶어지면 먼저 알아보게 되고 그렇게 되면 위험해진다... 강씨 가문에서 밥 먹을 때면 마치 벌을 받는 것처럼 불편했다. 두 사람이 같이 계단을 내려갈 때 고인아가 다시 강진우한테 말했다. "우리 나가서 살자." 강진우는 그녀의 앞에서 가며 말했다. "생각해 볼게." 고인아는 연신 계단을 달려 내려가서 겨우 강진우를 쫓아갔다. 그녀는 두 손으로 강진우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잘 보이려는 말투로 말했다. "생각하지 마, 나가서 살면 우리한테 좋은 점밖에 없어. 당신도 집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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