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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방의 큰불이 꺼졌고 그의 곁에 있는 스탠드만 남았다. 소파에 앉아 있던 여자애는 이미 한 시간 동안 그를 쳐다보았고, 강진우는 머리를 들어 반짝이는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나 멋있어?" 고인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는 그저 잘생긴 편이었다. "그럼 왜 봐?" 고인아는 오른손으로 왼손을 누르고 팔로 소파 끝을 누르고 턱을 오른손 손등에 놓고 궁금해서 물었다. "왜 서재에 가서 안 자?" "안방이 있는데 내가 왜 서재 가서 자야 해?" "하지만 안방에는 내가 있잖아. 같이 자면 내 결백은 어떡해?" "우리가 혼인신고도 했는데 결백은 무슨 결백을 원해?" 그 말을 들은 고인아는 이를 악물었다. '뭐 우리 둘이 결백하면 안 되는 것처럼 말하네.' "우리 약속했잖아." "그 약속에 내가 내 방에서 못 잔다는 조항이 있었어?" '없는 것... 같아.' 고인아는 침을 삼키고 허리를 꼿꼿이 펴고 말했다. "강진우, 당신 혹시 나한테 뭔 짓 하려고 일부러 같은 방에서 자려는 거 아니야?" "고인아, 그런 생각 접어, 난 어린애한테 관심 없어." 고인아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녀는 그런 생각이 있는 게 아니라 일부러 강진우가 안방에서 떠나게 자극하려는 거였다. 그가 이 방에 없으면 그녀가 소파에서 자든, 바닥에서 자던 자유였고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가 이 방에서 자면 그녀는 불편할 거고 누군가 자기 구역을 빼앗는 것 같았다. 고인아는 그를 쫓아내지 못할 것 같자 힘이 빠져 다시 소파에 누워 한숨을 쉬었다. "아이고, 다음에는 말 적게 해야겠어, 무조건." '말 한마디에 강진우를 다시 부르다니, 내 실책이야.' 그녀는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 강진우도 더 이상 그녀와 유치한 대화를 하지 않고 도도함을 다시 되찾고 책을 보았다. 방은 아주 조용했고 불빛이 어두웠지만 에어컨이 계속 작동하고 있었기에 방이 아주 차가웠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책을 넘기는 소리가 들렸는데 마치 자장가처럼 들렸고 고인아는 잠에 들 것 같았다. 고인아는 처음 눈을 감고 책을 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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