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너 대체 영감한테 무슨 이간질 한 거야?" "내가 아직 묻지도 않았어. 너 대체 네 아버지한테 나에 관해서 뭐라고 했길래 아버님이 사과하라고 하는 거야?" 고인아는 머리를 숙였지만 손에 힘이 셌기에 강진우의 손목의 살을 꽉 꼬집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아파했다. 두 사람이 대면하지 못하자 고인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해, 당신이 오전에 내가 말한 조건 두 개를 동의해 주면 내가 이제부터 조카나 아저씨라고 안 부를게. 우리 둘은 서로 각자 갈 길 가는 거야. 어때?" 강진우는 할 말을 잃었다. 자기의 마음을 알리기 위해 그녀가 먼저 손을 놓았다. "안 꼬집을 게, 당신도 놓으면 동의한 걸로 할게." 강진우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자신한테 괴롭힘당하는 여자애를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머리는 똑똑하네." 그녀는 에둘러 강진우가 동의하게 하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 강진우가 계속 이렇게 잡고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가 손을 놓으면 자신과의 거래를 동의한다는 거라고 했다. 강진우는 자기가 스무 살인 여자애한테 당할 줄 생각도 못 했다. 그는 손을 털고는 고인아를 풀어주었다. 고인아는 목적에 도달하자 허리를 꼿꼿이 들고 목을 움직이고는 그의 손목을 힐끗 보았는데 손톱자국이 아주 무섭게 나 있었다. 고인아는 한 손으로 목을 주무르며 우호적으로 건의했다. "손목에 내일 딱지가 붙을 것 같은데, 내일 손목시계를 해서 흔적을 감추지 않을래?" 처가에 가야 하는 날이 조용히 다가오고 있었다. 고인아는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강진우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만나자마자 고인아는 참지 못하고 또 귀띔했다. "나랑 약속한 거 잊지 마." 강진우는 그녀를 무시하고는 집에서 준비한 선물을 모두 롤스로이스 구스트 트렁크에 넣었다. 고씨 가문은 지유시의 별장 힐스 가든에 살고 있었다. 강씨 가문과는 가깝지 않았기에 운전해도 1시간이 걸렸다. 가는 길에 고인아는 최대한 잘 보이려고 했고 강진우가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해서 조금 이따 잘 보이길 바랐다. 강진우는 운전하면서 옆에 있는 여자애를 힐끗 보았다. '지금은 조용한 게 볼만하네.' "강진우, 왜 날 흘겨?" 고인아가 물었다. "재수 없어서." 강진우가 말하자 고인아는 미소를 지었다. '내가 참는다!' 1시간이 지나자 롤스로이스 구스트는 이미 힐스 가든 안으로 들어갔다. 주요 거리를 따라 안으로 운전하자 바로 고씨 가문이 보였다. 고인아는 시력이 좋았기에 바로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부모님을 보고는 갑자기 긴장해 나서 옆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 '설마 약속 안 지키는 건 아니겠지?' 차가 멈춰서자 강진우는 안전벨트를 풀고 트렁크에 물건을 가지러 갔다. 고인아는 재빨리 강진우의 옷을 잡으려고 했는데 어쩌다 그의 손을 잡게 되었다. "강진우, 우리 약속 잊지 마." 강진우는 차가운 손을 무시하고는 머리를 돌려 그녀의 반짝이는 눈을 보고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되물었다. "내가 그렇게 못 미더워?" 그는 곧 서른이 되는데 처음 의심을 받았다. 집에서 고인아를 마음에 들지 않아 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 앞에서도 난감하게 할 정도가 아니었다. 게다가 약속했으니 당연히 지킬 것이었다. 고인아는 아랫입술을 물고 핑계를 댔다. "그냥, 당신이 잊을까 봐." 강진우는 그녀의 거짓말을 폭로하지 않았다. 그는 드디어 손에 작은 손이 있다는 걸 느꼈다. 고인아의 손은 모두 살인 것 같았고 아주 폭신폭신했는데 아쉽게도 차가웠다. 고인아도 그의 손바닥에 있는 자기 손을 알아채고는 빼려고 했는데 강진우가 무의식적으로 꽉 잡고는 다시 놓아주었다. 그녀는 그의 이상함을 느꼈고 의아해하며 차에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