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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장

아저씨가 이렇게 묻는다는 건 아저씨도 강찬양 그들처럼 그녀를 의심한다는 뜻이겠지? 하긴, 그들 둘은 가짜 부부였고 애초에 신뢰라는 게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고연화는 다소 허태윤에게 실망했지만, 이를 마음에 두지 않으려 애쓰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 가져가지 않았어요.” 허태윤의 차가운 얼굴은 여느 때처럼 그 어떤 동요도 일지 않았다. “그럼 됐어. 가자.” 허태윤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샤부샤부 가게의 강한 음식 냄새는 그로 하여금 한시도 더 머물고 싶지 않게끔 했다. 두 사람이 떠나려 하자 강찬양은 어리둥절해지며 미간을 더욱 세게 찌푸렸다. 이 일이 이렇게 흐지부지하게 마무리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는 달려가 두 팔로 허태윤의 앞을 막아섰다. “태윤이 형! 증거가 있는데 어떻게 아직도 저 여자를 믿을 수가 있어요?” “안 잃어버렸잖아? 네 말대로라면 뭘 더 어떻게 하길 원해?” 허태윤이 눈을 가늘게 뜨며 되물었다. “하지만 이 여자는 도둑이라고요! 어떻게 도둑을 형 곁에 머물게 할 수 있냐고요!” 강찬양이 고집스레 자기의 의견을 밀어붙이자, 허태윤의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지금 누구보고 도둑이라는 거지?” 강찬양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 났다. 비록 마음속으로 허태윤이 두렵고 무서웠지만 끝까지 수그러들지 않고 정의의 사도처럼 꿋꿋이 손가락으로 고연화를 가리켰다. “그게 그러니까... 저 여자요...” “다시 말해봐.” 허태윤의 얼굴은 어느새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됐어. 그만해. 찬아. 이 시계 하나 때문에 다들 얼굴 붉히게 하고 내가 미안해지려고 하니까!” 소유가 적절한 타이밍에 끼어들며 팽팽한 분위기를 풀었다. 그녀는 강찬양의 손에서 손목시계를 가지고서 성큼성큼 고연화에게 걸어왔다. “연화 씨, 만약 이 시계가 마음에 들면 제가 선물해 줄 수도 있어요!” 말하며 소유는 고연화의 한쪽 손을 당겨 친절한 손길로 시계를 그녀의 오른쪽 손목에 걸쳐주었다. “자, 선물해 줄게요. 음... 우리의 첫 번째 만남 기념 선물이라고 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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