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9장
내막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상대 앞에서도 허태윤은 전혀 굴하지 않는다.
“혼인신고할 겨를이 없어서 말이야. 하지만 결혼식 했으니까 법적으론 사실혼 관계에 속하지. 준영아, 동생 때문에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어. 동생이 잃은거에 대해선 내가 평생 보태주고 메워주겠다만 유독 못 주는게 있다면 그건 혼인과 행복이야. 미안하다.”
이내 허태윤이 손목시계를 내려다본다.
“난 다 먹었어. 오후에 미팅 있으니까 먼저 가볼게.”
그리고는 여지 한푼 남기지 않고 홱 돌아서 나가버리는 허태윤이다.
쌀쌀맞은 모습에 더는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는 강준영이다.
“허태윤! 넌 양심도 없지!”
마침 케익을 들고 들어오던 강현월은 두 사람의 냉냉한 분위기에 어안이 벙벙해서는묻는다.
“태윤 씨, 무슨 일이에요? 케익 갖고 왔는데 어디 가요! 한 번 먹어봐요!”
“괜찮아, 난 볼 일 있어서.”
허태윤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강현월을 빙 돌아 성큼성큼 밖으로 나간다.
“태윤 씨......”
강현월이 미련 섞인 말투로 그를 불렀지만 허태윤은 돌아보지도, 발걸음을 멈추지도 않는다.
결국 어쩔수 없이 멀어져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고만 있던 강현월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오빠인 강준영을 바라본다.
“오빠, 태윤 씨랑 무슨 얘기한거야? 왜 가는건데!”
강준영은 동생이 놀라기라도 할까 허태윤에게 쌓인 분노를 간신히 억누르며 얼른 얼굴을 편다.
“별거 아니야, 급한일 때문에 가봐야 된다고 해서. 월아, 이리 와서 오빠랑 케익이나 먹어보자!”
사랑하는 남자는 전혀 동생과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걸 어떻게 쉽게 입 밖에 꺼낼수 있겠는가!
허태윤이 가자 삽시간에 무기력해진 강현월은 평소 그렇게 좋아하던 케익마저 달콤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실망감이 엄청났다......
그때, 갑자기 뭔가 중요한게 생각난 강현월이 곁에 있는 오빠를 보며 아무것도 모르는척 묻는다.
“맞다 오빠! 연화 언니가 사무실에 왜 있었던거야? 게다가 서재 뒤에 몰래 숨어서는! 난 영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것 같길래 고양이 있다고 둘러댔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