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장
허태윤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원래는 그런 행동을 할 필요가 없었지만 우리의 계약 기간에는 난 내가 바람을 맞을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내가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자랑 키스하는 그런 부류의 상황들은 앞으로 절대 일어나면 안 되는 걸로 하죠.”
고연화는 그를 흘겨보더니 고개를 돌려 창밖을 구경했다. 그러더니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아저씨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왜 저만 구속하려고 들어요? 아저씨도 다른 여자랑 밖에서 데이트했잖아요!”
허태윤은 지그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금 이건 질투인가요?”
고연화는 가당치 않다는 투로 입꼬리를 늘어뜨렸다.
“질투요? 아저씨랑 저랑 진짜 부부도 아니고! 제가 화난 건 아저씨가 한 마디도 물어보지 않고 제 허락도 없이 강제로 키스한 거 때문이라고요! 진짜 숨 막혀서 죽는 줄 알았어요.”
허태윤은 눈썹을 살짝 치켜떴다.
“꼬마 아가씨, 내 기억이 잘못되지 않은 거라면 저번에 나한테 키스할 때도 내 허락을 받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죠.”
고연화는 순간 말문이 막혀 표정이 일그러졌다.
“케헴! 그거랑 같아요? 그건 그냥 입을 댄 거지 혀를 내…”
허태윤의 입가에는 흥미로운 호선이 그려졌다.
“혀를 뭐요?”
남자의 놀림과 농락이 담긴 말투에 고연화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는 따지고 싶은 게 많았지만 할 수 없이 도로 삼켜버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솔직히 말하면 그녀는 차라리 서로 일면식도 없는 그 남자와 키스를 하고 싶었다. 그저 바에서 만난 사람일 뿐이었고 아무런 감정 없이 그냥 키스 한 번 하는 거니까 앞으로 마주칠 일도 없었다.
하지만 허태윤은 달랐다. 워낙 명성이 자자한 데다 오늘 일이 널리 퍼지고 퍼진다면 또 어떤 귀찮은 일들이 꼬일지 몰랐다.
그녀는 이 3개월 동안 되도록 조용하게 지내고 싶었다. 그녀와 허태윤의 관계를 아는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았다. 3개월 계약이 끝나면 그와의 관계도 깔끔하게 끊어낼 수 있게, 더 이상 허씨 일가와 엮이지 않을 수 있게 말이다.
그렇게 고민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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