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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0장

지성이 차단했던 성호의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한편, 성호는 소파에서 신문을 읽느라 여념이 없다. 또 세계 신기록을 세운 배연 그룹 기사에 배 아파하던 찰나, 생각지 못한 지성의 전화가 걸려 왔다. 상체를 번쩍 세운 성호가 입이 귀에 걸려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지성아, 네가 웬일이야? 윤서랑 같이 와서 밥 먹으려고?” 지성에겐 지금 그와 한가하게 얘기 나눌 겨를이 없다. “윤서가 집 가는 길에 봉변을 당했다고요!” “뭐?” 성호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장난하지 마! 그 길에서 운전을 몇 번이나 했는데, 봉변이라니? 연락이 안 돼서 그래? 배터리 나가서 전화 꺼졌겠지......” 소스라치게 놀랐던 성호가 다시 자리에 앉아 지성을 타일렀다. “걱정 마, 걔가 어려서부터 그 길을 얼마나 오갔다고. 거긴 경비도 있으니까 별일 없을 거야.” 지성이 미간을 와락 구겼다. “방금 통화했는데 분명 일 생긴 거 맞습니다. 누가 윤서 핸드폰도 꺼버렸어요, 퇴근해서 30분쯤 됐으니까 아마 집에 거의 가고 있었을 겁니다. 나가서 확인 좀 해주세요!” 성호는 그때까지도 바로 코앞에서 사고가 났다는 지성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가 미적거리기만 하니 지성의 목소리가 갈수록 서늘해졌다. “저한테서 돈 받기 싫으세요? 그럼 계속 그렇게 집에만 계세요.” 지성은 마음 바꿀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바로 전화를 끊었다. 똑똑한 사람이라면 성호는 지금이 급박한 상황이라는 걸 알고 당장 나가 윤서가 있는지 확인할 거다. 윤서에게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 땐, 지성도 그 집안사람들을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다. 미간을 매만지던 그는 루시에게 지시를 내릴만한 사람을 연락하라 지시했다. 윤서가 봉변을 당한 건 고작 10분도 안 된 일이다. 사고를 목격한 건 지성뿐이기에 지금 당장 현장으로 가는 게 우선이었다. 증거부터 찾아야 신고하든 뭘 하든 할 거 아닌가. 성호는 야멸치게 끊어진 전화 소리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배지성이 이렇게도 절 무시했던 건가? 감히 장인어른 전화를 끊는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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