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8장
거기다 성씨까지 바꿔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고민하던 윤서는 내일 다시 집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화연에게 직접 묻는 게 낫겠다.
당분간 이 일을 아빠에겐 전하지 않으려 한다.
최근 들어 일련의 사건이 벌어진 데다 아들까지 생긴 마당에, 말해봤자 별 효과를 일으키지 못할 것 같았다.
이 약점은 손에 꽉 쥐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터뜨려야 한다.
골치 아픈 일이 휘몰아쳐도 언제나처럼 살아가야 하는 법.
현재의 일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던 윤서는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면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로 했다.
그동안 연예인 제의를 받지 않았던 건 아니다. 전엔 그저 연예계가 싫었을 뿐.
거기다 나씨 집안 딸이 굳이 얼굴을 드러내고 남들과 경쟁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할 일이 생겼고 더는 아빠가 주는 용돈만 바라봐선 안 된다.
가능하면 배우도 괜찮다, 적어도 지성에게 진 빚은 빠르게 갚을 수 있으니까.
윤서는 이런저런 생각을 안고 운전해 집으로 갔다.
성호는 어쩐지 조금 들뜬 상태였다.
“왔니? 배지성은? 같이 안 온 거야?”
싸늘한 얼굴로 하인에게 차 키를 건넸던 윤서가 그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어제 그 사람한테 전화해서 뭐 하려고 했는데?”
“나 배지성 장인어른이야, 회포나 풀려는 거지.”
윤서가 아랫입술을 짓씹었다.
이런 말까지 하긴 싫었지만 지금 성호의 욕심은 갈수록 도를 넘는다.
“아빠, 지성 씨가 벌써 돈 줬잖아.
집안 상황이 그리 힘든 것도 아닌데 정도껏 하면 안 돼?
어찌 됐든 우리 결혼한 사이야, 나한테 존엄을 조금이라도 남겨주면 안 될까?”
딸의 말을 듣자마자 성호의 얼굴이 우그러졌다.
“무슨 말이야 그게? 나 때문에 창피하다는 거네.
지금 네가 먹는 거, 입는 거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이 아빠가 얼굴로 맞바꾼 거야.
그것도 모르고 내가 뻔뻔하다니......”
윤서가 고개를 떨구고 입을 꾹 다물었으나 성호의 언행은 갈수록 극으로 치달았다.
“이제야 두 사람이 결혼한 걸 알겠어?
그때 내가 억지로 시키려고 할 땐 그렇게 싫다더니?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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