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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7장

바람도 쐴 겸 괜찮겠다 싶어 고개를 끄덕이려던 찰나, 촬영팀에서 연락이 왔다. “여보세요? 수연 씨?” “네, 저예요.” “수연 씨, 어제 일에 진전이 있어서요. 와서 조사에 협조해 주셨으면 하는데!” 벌써 진전이 생겼을 줄은 몰랐던 서수연이 곧바로 알겠다 답했다. 통화를 마치니 할머니가 걱정스레 서수연을 바라봤다. “수연아, 벌써 촬영장 가도 괜찮겠어? 지금 가는 건 좋을 게 없어 보이는데.” 할머니가 뭘 걱정하시는진 알았지만 이런 관심만으로도 충분했다. 서수연이 친근하게 할머니의 팔짱을 끼고 흔들었다. “할머니, 걱정 마세요!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요, 경찰들까지 개입한 마당에 저한테 덮어씌우려고 해도 힘들거예요. 게다가 진전이 있다니까 가보려는 거죠. 할머닌 할아버지랑 마당에서 산책하고 계세요! 대신 내일 제가 있어드릴게요!” 그래도 활기를 되찾은 서수연의 모습에 할머니가 한결 마음을 놓는다. “아가, 이번 일로 어지간히 상처 받았지. 얼른 가보렴, 할머니 할아버진 걱정 말고.” 서수연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일만 잘 풀린다면 더 이상 촬영장의 모두에게 소외받는 기분 같은 건 느낄 필요 없게 되겠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는 건 정말이지 상당히 씁쓸한 일이다. 집안 차로 촬영장에 다다랐을 때, 도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를 뺀 다른 스태프들과는 크게 말 섞은 적도 없거니와 자신을 믿어줄 이가 몇 없다는 생각에 서수연은 아예 차에서 내리지 않기로 한다. 그렇게 다시 문을 닫으려는 순간, 투박하고 커다란 손이 불쑥 튀어나왔다. “야야, 서수연 왔다!” 상대의 한마디에 다들 우르르 몰려와 이젠 어쩔 수 없이 내려야만 할 상황이다. “이야, 우리 대배우님 아니신가! 뻔뻔하게 여길 다시 오네, 내가 범인이었으면 낯 뜨거워서 얼굴도 못 내밀 텐데!” 안경을 낀 여자 스태프가 비꼬듯 입을 여니 곁에서 맞장구를 쳤다. “그건 네가 너무 착한 탓이지. 범인들은 자기가 용서 받지 못할 짓 했다는 것도 몰라, 오히려 흥분할 걸. 쯧, 이런 사람이랑 같이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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