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1장
차갑게 웃는 서수연의 표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조롱이 묻어나왔다.
강준영 역시 가슴이 시큰해지는 것 빼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
그래, 가끔 사람 마음이란 게 이상할 때가 있지.
서수연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세상에 이런 부모가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을 거다.
“서유라가 날 그렇게까지 해치려 들었는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걔 편만 들어줘!
대체 왜? 아니면 내가 너무 못나서 친엄마도 싫은 건가. 지쳐 나도......”
땅 꺼지게 한숨을 쉰 서수연은 눈을 지그시 감고 잠에 든 듯 했다.
속으로 또 몰래 눈물 흘리는 건 자기밖에 모르겠지만.
강준영은 그런 서수연을 위로하기 급급한 대신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어려서부터 서수연은 알았었다, 눈물이라는 건 자길 관심해주는 사람 앞에서 흘려야만 의마가 있다는 걸.
서유라가 우는 척이라도 하면 이은숙은 늘 만사 제쳐두고 달려와 달래기 바빴다.
어느 날엔가 서수연이 계단에서 넘어져 무릎이 다 까진 채 눈물을 떨궜을 때가 있었다.
“엄마, 나 너무 아파......”
자지러지는 울음소리에도 이은숙은 땅콩을 와그작와그작 씹으며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더랬지.
결국엔 두고 볼 수 없었던 도우미가 서수연을 안고 가 상처를 치료해줬었다.
옆으로 지나가다 힐끗 쳐다보는 이은숙에게 서수연이 막 손을 뻗으려 하니 그녀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
“참나, 계단 하나 못 내려가. 제대로 보고 다녀.”
아프냐는 걱정은 커녕 성가시다고만 생각했던 엄마다......
그 뒤로 서수연은 다칠 때마다 대놓고 아프다는 소리 한번 못했었다.
수도 없는 수모와 눈칫밥을 먹고 자라며 갈수록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고 의심했지만 나이가 듦에 따라 자기 잘못이 아닌 일도 있다는 걸 깨우치게 됐다.
그럼에도 자아 부정과 애정 결핍의 뿌리는 하도 깊어 평생을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다.
삐뚤어진 집안이, 영원히 색안경을 끼고 있는 부모가 싫다.
더욱이 이 모든 걸 강준영 앞에서 들켜버려 그를 마주할 용기조차도 없다.
그의 앞에만 서면 평생 웃음거리가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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