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0장
답장을 받은 임지혜는 영문도 모르고 날아갈 듯 기뻐했다.
떠보느라 물어본 건데 이게 될 줄이야.
정전이 된 건 맞지만 보조 전원이 있어 전혀 무서울 게 없었다.
준영이가 진짜 와준다니!
지금 서수연이랑 있으면 또 어때? 말만 하면 달려와 주는데!
이번엔 기필코 계획을 실행에 옮길 작정이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임지혜는 남자를 맞을 준비를 했다......
......
한편, 할아버지는 간단히 짐을 챙겨 나가는 할머니의 뒤에서 물었다.
“어디 가는데? 내가 데려다 줘?”
“됐어, 당신은 집에서 준영이랑 수연이 잘 있는지나 보고 있어. 얼른 다녀올 테니까.”
......
띵동——
할머니는 신속히 문에 달린 작은 구멍을 손으로 막았다.
그래봤자 임지혜는 잔뜩 흥분해 그게 강준영일 거라 확신을 했다.
문을 벌컥 연 그녀가 나긋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준영아——”
강준영 대신 할머니가 우두커니 서 임지혜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하, 할머니?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미련을 버리지 못해 할머니 뒤를 힐끗 쳐다봤다, 혹시나 강준영이 있을까 하고.
“할 얘기 있어서 왔는데 나 여기 세워둘 건 아니지 지혜 씨?
임지혜가 멋쩍게 웃으며 할머니를 안으로 들였다.
“무슨 말씀이세요, 얼른 들어오세요! 할머니가 오실 줄은 몰라서 놀랐을 뿐이에요!”
임지혜는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애써 옮기며 할머니의 곁을 따랐다.
“날씨도 변덕스러운데 전기가 이렇게 끊겨서야 되겠니? 그러지 말고 이사하지 그래?”
할머니는 마치 걱정이라도 하듯 자연스레 말을 꺼냈다.
“어......생각 안해본 건 아닌데요, 그래도 전 여기가 익숙해서요. 이사하면 골치 아프기도 하고요.”
조심스레 답하며 어떻게든 걸음을 늦추려 했지만 종내 주방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서로 다른 높이의 양초들이 엇갈아 놓여져 어두운 주방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정중앙에 놓인 의자 두 개와 테이블에 놓인 접시들은 누가 봐도 임지혜가 공들여 준비한 저녁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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