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1907장

서준석은 이은숙에게 변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곧장 집을 나갔다. 서유라가 어쩔 바를 모르는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잡으며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아줌마, 걱정 마요. 내가 아빠한테 잘 얘기해할게요. 수연이 제 탓이지 아줌마랑은 아무 상관 없다고.” 이은숙이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유라는 착해, 이러니까 내가 널 예뻐하지!” ...... 통화를 마친 서수연은 기분이 말이 아니다. 서유라가 또 저렇게 제 좋은 소릴 지어낼 줄이야...... 집은 서수연에게 안식처이자 피난처가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아무런 증거 없는 한마디라도 서유라의 말이면 아빠 엄마는 철썩같이 믿어준다,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쓴 서수연이 해명하려 들면 들어주지도 않으면서. 초등학교 시절도 다를 바는 없었다. 분명 먼저 때린 쪽은 서수연임에도 일단 울면서 서유라가 괴롭혔다고 하면 그들은 늘 서수연 편만 들어줬으니까. 이 집엔 서수연이 설 자리도, 기댈 곳도 없다...... 지금 가면 분명 부모님의 쓴소리와 서유라의 능멸을 마주해야겠지. 벌써 20년도 넘게 참고 견뎌온 일이지만 별안간 이제 와서야 지친다는 생각이 든다...... 별장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서수연은 다시금 용기를 가지고 문을 두드렸다. 이번에도 거기엔 강준영이 서있었다. “그 계약서, 저......저 다시 사인해도 되나요?” 강준영은 다시 돌아온 서수연을 의외라는 눈빛으로 쳐다봤지만 그에겐 딱히 나쁠 게 없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서수연을 안으로 들인다. 소파에 앉은 서수연은 방금 전보다 확연히 주눅이 들어있었다. “죄송합니다, 한 입으로 두 말 하면 안 되는데 제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요.” “계약서 다시 봐요.” 딱히 그 이유라는 게 궁금하지 않았다. 서수연이 왜 다시 돌아왔는지, 그럴 만한 이유가 뭔지 강준영에겐 중요하지 않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건 할아버지 할머니를 속아넘길 와이프, 그러니까 더 이상 골치 아픈 일을 겪지 않기 위한 와이프가 필요할 뿐이다. “아, 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