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1장
윤혜영은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곧장 아이들의 캐릭터 물병에 물을 담기 시작했다.
강찬양이 못마땅해하며 곁으로 바짝 다가왔다.
“누나, 말 똑바로 해봐! 잘 가다가 왜 갑자기 이래?”
윤혜영이 성가시다는 듯 안경을 들어 올렸다.
“목소리 낮춰, 또 소란 피우지 말고.”
소란이라는 두 글자에 강찬양이 버럭 화를 냈다.
“내가 또 언제 소란 피웠다고 그래? 아니 윤혜영, 제발 한 번이라도 진지해지면 안 되냐?”
곧 터질 듯한 분위기에 눈치 빠른 육호중은 다 깎은 과일을 들고 유영과 함께 자리를 떴다.
주방은 둘한테 남겨 주기로 하자.
윤혜영은 벌써 시야에서 사라진 두 사람을 보곤 다시 강찬양을 쏘아봤다.
“너 그 개같은 성격 언제면 고칠래?”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는데 이건 안 되겠어! 대체 왜 우리 사이 인정을 안 하는 건데?”
늘상 침착하던 윤혜영은 자꾸만 질척대는 강찬양으로 인해 그만 화를 참지 못했다.
“미래라곤 없는 관계에 무슨 인정? 그냥 현재를 즐겨, 허무맹랑한 소리나 해대지 말고!”
“미래가 없다니? 왜 그렇게 단정을 지어 버려? 그냥 애초에 진지한 적이 없었던 거겠지!”
윤혜영이 물병을 탁 내려두고 강찬양을 빤히 쳐다봤다.
“우리한테 무슨 미래가 있어? 뭐, 나랑 결혼이라도 하게?
곰곰이 생각해 봐, 너희 형은 둘째 치고 집안 사람들이 과연 너보다 여섯살이나 많은, 연애사 복잡한 여자를 며느리로 받아들이겠어? 우리 좀 현실적으로 살자 어?”
강찬양은 눈을 파르르 떨며 되물었다.
“우리 가족들이 동의하면 나랑 결혼해줄 거야?”
흠칫 놀란 유영은 다시 뒤돌아 물병에 물을 받았다.
대답을 듣지 못한 강찬양은 화난 듯, 실망한 듯 터벅터벅 밖으로 나가 버렸다.
윤혜영도 움찔 멈추긴 했지만 뭐라 말을 꺼내진 않았다.
미처 생각지도 못한 게 있다면 강찬양이 곧장 제일 무서워하는 형 앞으로 다가갔다는 거다.
“형, 나 결혼해도 돼?”
그 말에 소파에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던 강준영이 무거운 표정으로 물었다.
“누구랑 결혼한다는 건데?”
곁에서 커피를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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