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장
“난 귀신이 무서워, 하지만 귀신들은 나를 해치지 않지! 난 사람이 무섭지 않아, 하지만 사람들은 날 처참하게 만들어......”
요란하게 울리는 벨소리에 고연화가 정신을 번쩍 차리며 둘 사이를 감돌던 묘한 기류도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남자의 그윽한 눈빛을 피해 뒷걸음질 친 고연화는 고개를 숙여 발신자를 확인한다. 고설아에게서 걸려온 전화다.
미처 전화를 받기도 전에 고설아의 목소리가 화장실 밖에서 울려퍼진다. 무례한 노크 소리와 함께……
“고연화, 너 거기 있지! 그 귀 아픈 벨소리 이미 들었거든! 화장실에 숨어서 시간 때우지 말고 얼른 안 튀어 나와!”
고연화가 미간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들어 남자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거린다.
“아저씨 들으셨죠? 저 찾는 사람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겠어요.”
허태윤이 그녀를 내려다보며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고연화는 몸을 움직이다가 한마디 더 거든다.
“아저씨, 죄송한데 잠시만 있다가 나오세요. 둘이 같이 한 곳에 있는거 들키면 해명하기가 좀 그렇잖아요.”
말이 끝나고 밖으로 떠나려는 고연화의 허리는 여전히 남자의 손에 붙잡여 있었고 또 한번 끌려가며 이번엔 등으로 그의 품에 부딪치고 말았다……
남자가 몸을 숙여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낮은 소리로 경고한다.
“다른 사람이랑 러브샷 하지 마요!”
고연화가 잠시 주춤하더니 이내 대답한다.
“알겠어요.”
얼굴을 마주해 그의 표정을 보고있지 않아도 충분히 그 남자의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소유욕을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저 그의 정신적 결벽으로 인한 것이었지 그녀에게 어떤 감정이 있는건 아니었다.
이 점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마음속엔 왠지 모를 혼란이 피어올랐다.
마치 누군가가 잔잔한 호수에 던진 돌맹이를 아무렇지 않게 주운 뒤 한바탕 물결을 일으켰다가 또다시 아무일도 없다는 듯 잠잠해지는 것처럼.
하지만 그 돌맹이는 호수 밑바닥으로 가라앉아 영원히 그 곳에 머무른다……
고연화가 화장실을 나온다.
고설아는 팔짱을 끼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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