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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장

“모르지! 내가 어떻게 허 선생님같은 거물을 알겠어! 내가 뭐라고!” 고연화는 대답부터 하며 있는 힘껏 손을 빼냈다. 하지만 손을 빼내며 너무 힘을 쓴 탓에 찻잔이 한쪽으로 기울며 쏟아져 남자의 손등을 빨갛게 데이게 만들었다...... “야! 고연화, 너 미쳤어! 찻잔도 제대로 못들면 어떡해!” 고설아는 경악스럽게 소리 지르며 고연화를 한 쪽으로 밀쳐냈다. 그리고는 달려가 허태윤의 화상입은 손등을 걱정해준다...... “허 선생님 괜찮으세요? 죄송합니다, 시골 출신 보조가 너무 멍청해서요. 제가 이따가 잘 훈육할게요!” 허태윤은 차갑게 손을 뿌리치며 고설아가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는 손에 남은 차를 툭툭 털어내며 건네받은 휴지로 천천히 손을 닦아냈다. 음침한 그의 시선은 줄곧 고연화에게서 떨어질줄 몰랐고 손을 데인 일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잠시 침묵하더니 알 수 없는 의미의 말을 꺼냈다. “잘 훈육해야겠네.” 관심주며 건넨 고설아의 손은 그대로 텅 비어 잠시 그 자리에 굳어있었다. 머쓱해지지 않기 위해 그녀는 고개를 돌려 훈수를 두며 말했다. “고연화, 거기 멍하니 서서 뭐해? 어서 무릎 꿇고 죄송하다 사과드리지 않고!” 고연화는 그저 허리를 바싹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허 선생님, 고의는 아니었습니다!” 허태윤은 대꾸도 하지 않고 그 어떤 표정도 지어보이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세명의 남자들은 될대로 돼라는 느긋한 모양새로 각자만의 생각에 잠겨있는것 같다. 숨 막히는 분위기에 서걸도 어쩔바를 몰라한다. 허 선생님은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거물인데 일이 이렇게 진행되면 안 된다! 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고설아에게 눈치를 준다...... 고설아는 그의 뜻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잠시 고민하더니 한심하다는 듯 고연화를 향해 손을 흔들어보였다. “됐어, 허 선생님은 너같은 촌애는 상대 안하셔! 멍청하게 거기 서있지 말고 저리 썩 꺼져. 허 선생님 심기 불편하게 만들지 말고!” 당연히 그녀는 고연화를 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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